개벌-농지가치 의견 대립대통령 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위원장 강문규)는 22일 정부가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최종결정에 앞서 민ㆍ관합동 조사결과에 대한 공정한 검토와 논의절차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대통령에게 공식 건의했다.
이에 따라 이달말 최종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었던 새만금 사업은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속가능위의 의견
지속가능위는 이날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농지확보와 갯벌보전, 지역발전의 문제등 대립을 극복하기 위해 농지와 갯벌의 중요성을 동시에 인정하는 정책방향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면서 "현 상황에서는 새만금 사업 추진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지속가능위는 또 "무리한 정책결정은 더 큰 불신과 갈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합리적인 정책결정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검토 및 논의절차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는 새만금 민ㆍ관 공동조사단의 조사결과가 사실상 객관성이 결여돼 새만금 사업 계속 여부를 결정할 절대적인 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속가능위는 6개 부문별 검토의견중 갯벌의 가치와 관련 "갯벌과 농지의 가치에 대한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서식지 상실로 인한 철새 보호방안, 어패류 생산에 미치는 영향, 하구갯벌의 특성과 가치 등에 대한 객관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지속가능위는 또 "상당한 수준의 대책과 예산을 투자해도 만경강 수역의 수질기준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환경부의 검토결과는 현 시점에서 가장 객관적인 자료 및 평가로 판단된다"면서 "공동조사단의 경제성 분석결과 또한 객관성과 정밀성이 미흡해 충분한 토론과 검증과정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추진일정 어떻게 되나
정부의 최종발표를 열흘도 채 안 남겨둔 시점에서 대통령 자문기구가 새만금 사업추진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결론을 발표함으로써 이를 계기로 이달 말 정부방침 발표가 또 다시 연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자문기구에는 20명의 민간위원들 뿐만아니라 농림, 환경, 해양수산 등 관련 11개 부처 장관과 국무조정실장, 복지노동수석 등 13명의 당연직 정부위원이 참여했기 때문에 그 결론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속가능위는 그 동안 새만금사업 계속 추진여부의 잣대가 됐던 민ㆍ관공동조사단의 보고서가 미흡하다는 판단하에 이 사업을 다시 검토하게 됐다고 밝혔다.
갯벌 가치에 대해선 여러가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서식지 상실로 인한 철새보호방안, 어패류 생산에 미치는 영향, 하구갯벌의 특성과 가치 등에 대한 객관적 검토가 필요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이 사업에 대한 민관공동조사단의 경제성 평가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비용과 편익 분석 항목의 선정과 가치 평가 방법에 대해 조사단원들 내에서도 충분한 논의나 의견접근이 없는 등 사업의 경제성 판단기준으로 사용하기에는 객관성과 정밀성이 미흡해 좀더 충분한 토론과 검증과정이 요구된다고 지속가능위는 밝혔다.
지속가능위는 이와 함께 농림부가 최근 제시한 만경강-동진강 유역 분리 및 부분 추진방안, 동진수역 우선 시행방안 등도 충분한 논의없이 제시된 것으로 정책결정에 앞서 관련 대책 및 대안에 대한 면밀한 타당성 검토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농림부 입장
사업시행부서인 농림부는 새만금사업 논의를 연장해야 한다는 지속가능위의 의견은 시기적으로는 물론 형식면에서나 내용면에서 타당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공식 의견을 냈다.
농림부는 "갯벌가치와 관련해 이미 오래전에 정부의 의사결정이 내려졌고 환경영향평가도 합법적으로 거친 사안인 만큼 더 이상 논쟁으로 국력을 낭비해서는 안된다"며 "굳이 문제를 제기한다면 10여년전에 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질문제와 관련해서도 비전문가들이 실제 운영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결국 농림부는 사업을 계속하는데 아무런 하자가 없기 때문에 당초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철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