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4사의 TV시청 서비스인 푹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다른 모바일TV업체들이 제때 방송 콘텐츠를 공급받지 못하는 등 서비스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4개사가 주축인 콘텐츠연합플랫폼의 푹의 가입자 수는 지난달말 출시이후 2주만에 40만명을 넘어섰다. 실제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는 꾸준히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콘텐츠연합플랫폼 측은 이달안으로 100만 가입자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다음달부터 유료화에 들어가면 가격도 경쟁사에 비해 저렴해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월 1만1,900원을 내면 주문형비디오(VOD)와 실시간 방송을 무제한으로 볼 수 있게 된다.
기존 서비스업체들은 비상이다. 지상파 4사가 압도적인 콘텐츠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경쟁 모바일TV 업체를 고사시킬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350만 가입자를 기반으로 현재 모바일TV 시장 1위인 CJ헬로비전의 '티빙(tving)'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푹의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 가격은 티빙과 비교해보면 1,600원 가량 저렴해 가격면에서 우위에 있다. 티빙에서 제공하는 채널 수가 푹에 비해 6배 가량 많아 각 지상파에 가입자당콘텐츠료(CPS)를 지급해야 하는 CJ헬로비전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지상파 콘텐츠를 VOD를 통해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 또한 푹에서만 제공된다.
이동통신사나 다른 서비스업체들도 운영상 차질을 빚고 있다. 실제 SK브로드밴드의 모바일TV 서비스인 'B TV 모바일'은 런던 올림픽 개막전에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지상파3사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지난달 31일에야 선을 보였다. SK브로드밴드가 올림픽 관련 콘텐츠만 별도 구매해서라도 모바일 TV를 런던 올림픽 이전에 공개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지상파와의 입장 차이로 무산된 것.
이외에도 LG유플러스의 자체 모바일 TV인 'U+ HDTV'는 가입자 수를 공개하지 않는 방식으로 지상파 3사의 콘텐츠료 요구를 우회적으로 비껴나가고 있으며 '에브리온TV'의 경우 케이블 방송이나 중소 업체들이 자체 제작한 콘텐츠만 내보내며 지상파 송출을 아예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지상파4사가 푹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티브로드 및 씨앤앰을 끌어들이고 SBS는 자체 모바일TV인 'SBS 고릴라'를 정리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푹의 독과점에 대한 업계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모바일TV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들은 푹을 이용해 콘텐츠 걱정없이 모바일사업에서도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라며 "다만 시청자들에게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지상파들의 콘텐츠 독점이 장기적으로 산업 전체에 이로운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