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명사 골프엿보기]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

◇유동근 (연예인)살다보면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고 또 상대방에게 미안한 일이지만 어떤 일이냐에 따라 미안함의 정도가 다르게 마련이다. 내 경우는 그 약속이 골프라운드일때 미안한 느낌이 가장 크다. 연예인이라는 특성상 정해진 스케줄대로 출퇴근하는 사람들과 달리 예기치 못한 일이 터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어제 밤을 새가며 녹화를 마쳤는데 갑자기 필름에 문제가 생겼거나 NG장면이 뒤늦게 발견된 경우 재촬영을 해야하는 일 같은 것이다. 서로 호흡이 맞아야 스케줄대로 일이 진행되기 때문에 상대배우가 몸이 아파서, 혹은 좋지 않은일을 당한 뒤라 감정이입이 잘되지 않는 경우는 NG가 끊이지 않기 때문에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간동안 녹화장에 잡혀 있어야 한다. 녹화가 있는 날은 으레 제쳐두기 때문에 그럴 일이 없겠지만 어쩌다 녹화가 없는 날 평소 친분있는 사람들과 라운드 약속을 했다가 방송국에서 재촬영 통보라도 받게되면 꼽짝없이 라운드 약속을 펑크내게 된다. 물론 자주 있는 일이 아니고 또 골프친구가 다 이해할만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별문제없이 넘어가곤 하지만 본의 아니게 오해를 사기도 한다. 누구 소개로 처음 만나는 사람, 여러번 약속을 미루다 어렵게 시간이 맞은 경우, 방송국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은 약속을 일부러 펑크낸 것이 아닌가 싶어 「건방지다」는 생각을 하는듯하다. 그러나 골프좋아하는 사람치고 라운드 약속을 깨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녹화장에서 집으로, 또 인터뷰 장소로, 늘 사람을 만나고 부딪치다가 지쳤다는 느낌이 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쭉 뻗은 페어웨이고 푸른 그린인데 라운드 약속을 일부러 깬다는 것은 정말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어짤 수 없어 라운드 약속을 펑크내고 오해까지 받으면 마음은 마음대로 상하고 일은 또 일대로 잘 되지 않는다. 이렇게 보면 골프라는 운동은 처음부터 끝까지 믿음과 예의의 스포츠라는 생각이 든다. 스코어를 속이지 않고 양심껏 플레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처음 라운드약속을 할때부터 상대방에세 피해를 주지 않도록 충분히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라운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생각도 다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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