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가 해외 투자가와 잇따라 해외채권 발행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어 눈길을 끌고 있다. 수공이 채권 발행 일정을 확정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자금 유치 약속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20일 수공은 지난 13~19일 런던과 보스턴ㆍ뉴욕ㆍ홍콩 등을 돌며 해외 투자가들을 상대로 '논딜로드쇼(NDR)'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수공이 내년도 채권 발행 계획이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 해외 로드쇼에 나선 것은 기획재정부가 공기업의 해외 차입을 제한하고 있어 미리 해외 투자가를 대상으로 기업설명과 시장 파악에 나서기 위함이다.
수공은 이번 로드쇼를 통해 16개 해외 기관투자가들과 채권 투자 업무협약(MOU)을 맺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BNP파리바와 골드만삭스,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과 맺은 업무협약은 수공의 채권 투자뿐 아니라 정기적인 신용분석, 장래 주요 투자계획 협의 등 자금 조달 업무와 관련해 투자가들과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수공은 이번에 투자 계획을 밝힌 기관들이 앞으로 공모나 사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때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공은 그동안 2004~2006년 3년간 세번에 걸쳐 각각 1억500만달러 정도의 채권을 발행했지만 규모도 적고 유통물량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만큼 국제 금융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투자가들과 업무 협약을 맺으면서 국제적으로 수공에 대한 신뢰도를 인정 받았다는 분석이다. 수공의 한 관계자는 "내년도 채권 발행 규모나 발행시기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해외 투자가들과 채권 투자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은 처음"이라며 "그만큼 수자원공사에 대한 신용도가 해외에서 인정 받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수공은 해외 투자가들의 잇따른 러브콜로 2012년까지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들어갈 8조원 규모의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공 측은 "내년도 채권발행 계획은 일단 내년 사업자금 부족분을 산정한 후에 국내와 해외의 자금시장을 비교해 공사에 유리한 쪽으로 실시할 계획"이라며 "일단 해외에서 우호적인 반응을 얻은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