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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2년 전 이맘때인 2012년 5월 부산모터쇼 현장.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현장에서 "부평의 디자인센터를 2배 규모로 늘리겠다"는 깜짝 발표를 했다.
지난달 확장 개소식을 연 이 디자인센터가 올해 부산모터쇼 개막(30)을 나흘 앞둔 26일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곳에서 만난 남궁재학 양산디자인본부장(전무)은 "이미 GM 본사로부터 전달받은 신차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GM의 디자인에서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GM 디자인 부문에서 부평이 아시아의 중심이 되겠다는 의미다.
부평 디자인센터는 기존의 두 배 규모(1만6,640㎡)로 확장돼 전세계 GM 디자인센터 중에서도 세 번째로 큰 규모를 갖추게 됐다. 기능 면에서도 자동차 디자인의 A부터 Z까지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스케치 이미지를 실물 크기 모델로 만들기 위한 철제 구조물 제작, 여기에 찰흙으로 자동차 형태를 만드는 클레이 작업, 클레이 차체를 정밀하게 다듬는 밀링 작업 등이 모두 센터 내에서 수행된다. 이전까지 아웃소싱으로 해결하던 작업들이다.
이를 위해 한국GM은 총 400억여원을 들여 공간을 늘리고 밀링 머신, 페인팅 장비, 3D 프린터 등을 새로 도입했다. 매슈 데이비스 디자인운영&품질본부 본부장(전무)은 "덕분에 비용절감과 기밀 유지가 가능해졌다"면서 "무엇보다도 한국GM 디자이너들이 디자인 작업 전반에서 노하우를 쌓을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실내외 품평장에는 비디오컨퍼런스 시스템도 도입됐다. 전세계 GM 법인 어느 곳이든 연결해 시제품을 보여주고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다. 남궁 전무는 "이제 한국GM은 디자인, 연구개발(R&D), 생산을 모두 갖춘 7개의 글로벌 GM 법인 중 하나"라며 높아진 한국GM의 위상을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GM이 디자인을 주도한 차종이 글로벌시장에서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 열린 중국 베이징모터쇼에 전시된 '트랙스'뿐만 아니라 GM 뷰익 브랜드의 '앙코르', 오펠 '모카' 등이 대표적이다. 남궁 전무는 "GM 본사로부터 새로 받은 디자인 프로젝트들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면서 "다른 해외 GM 법인들과의 교차 프로젝트도 많이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평 디자인센터는 자동차 내·외관뿐만 아니라 인포테인먼트 기기 디자인 분야에서도 더욱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부평에서 GM의 새 통합 차내 정보·음악·영상 시스템인 '마이링크'를 디자인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한국GM 관계자는 "한국이 정보기술(IT) 강국인 만큼 차량용 전자기기를 디자인하는 것도 한국이 맡는 게 좋겠다는 GM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