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번주부터 신용평가사와 함께 4개 점검반을 꾸려 채권단이 엄밀하게 신용위험을 평가했는지 점검한다. 부실기업이 대거 쏟아져나올 수 있는 만큼 사전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금감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 중소기업지수들이 상당히 좋지 않다"며 "철강 같은 일부 제조업을 포함해 건설ㆍ해운ㆍ조선 분야에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18.6%에서 올해 9.7%로 거의 반토막 났다. 매출액 순이익률도 같은 기간 6.3%에서 4.5%로 주저앉았다. 지난 9월 말 국내 은행의 건설업 대출 연체율은 4.11%로 전월보다 0.93%포인트 낮아졌지만 분기 말 부실채권을 정리한 데 따른 착시효과라는 분석이 많다. 여전히 건설업과 부동산임대업은 리스크가 높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금감원은 또 내부적으로 기업 부실 확대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선제적인 신용위험 평가와 상시 구조조정 등을 강력히 추진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 부실이 점차 확대될 조짐에 대비해 기업 구조조정, 중소기업 자금지원,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종합적인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일시적인 자금난에 빠질 수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자금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좀비기업에 대해서는 상시 구조조정을 강화하지만 일시적인 자금회전이 어려운 기업은 최대한 돕겠다는 의도다.
금감원은 최근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을 불러모아 일시적으로 자금사정이 어려운 중소기업에는 은행들이 동산담보대출과 상생보증부대출을 늘려 자금을 원활히 공급하도록 했다.
은행들이 2ㆍ3차 협력업체를 지원하는 상생보증부대출에 소극적일 뿐 아니라 일부 외국계 은행이 동산담보대출을 외면하는 행태는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동산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중소기업의 기준을 완화하고 담보로 잡힐 수 있는 동산의 종류를 늘리라고 은행들에 주문했다.
회의를 주재한 이기연 금감원 부원장보는 "연말까지 당국이 제시한 부실채권 목표비율을 준수할 것과 중소기업 자금지원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며 "워크아웃 업체에 대해서도 은행들이 책임지고 성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