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고리원전민간환경감시기구는 지난해 5월부터 전국 50여곳의 토양∙지하수∙지표수∙해수∙대기∙빗물 등의 시료를 분석한 결과 포항 이남의 남부 지역 여러 곳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134∙세슘137∙요오드131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세슘134∙세슘137∙요오드131은 자연 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핵분열 때 나오는 물질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대기 중에서만 검출이 됐을 뿐 토양에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간환경감시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5월31일 울산 울주군 신리에서 채취한 토양에서 ㎏당 2.0±0.07베크렐(㏃∙방사능의 국제단위)의 세슘134가 검출됐고 같은 해 8월27일 지리산 노고단에서 채취한 토양에서 0.48±0.06㏃의 세슘 134가 발견됐다. 또 최근에는 지난달 5일 경남 양산에서 채취한 토양에서 0.44±0.07㏃이 검출됐다. 이번에 검출된 양은 최대 3~4㏃로 인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환경감시기구의 한 관계자는 "세슘134가 중부 지역 토양에서 검출되지 않고 남부 지역에서만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연구 중"이라며 "현재로서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우리나라에 직접 건너왔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그동안 우리나라 대기에서 검출된 방서성 물질이 시베리아를 거쳐 남하하는 기류를 타고 내려왔다고 설명했는데 이는 틀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전국 12개 측정소 조사 때 강릉이나 철원 등에서도 대기에서 검출이 됐는데 이번에 남부 지방의 토양에서만 검출됐다면 나머지는 다 없어진 것으로 생각된다"며 "세슘134는 반감기가 2년이어서 시간이 지나면 없어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