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치우친 수급 주체가 다변화돼야 합니다. 앞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투자를 유도해 코스닥의 열기를 이어가겠습니다."
김재준(사진)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본부장(부이사장)은 1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코스닥시장의 성장세를 계속 이어가기 위한 과제 중 하나로 수요 기반의 확대를 꼽았다. 최근 수년간 코스닥시장이 체질 개선을 이뤄가고 있지만 지나치게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라는 지적이다. 지난 2012년 8.23%이던 외국인 보유비중이 올해 현재 10.77%까지 높아지고 있지만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80%를 넘는다.
김 본부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을 코스닥시장으로 끌어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는 "기관투자가들이 코스닥 투자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는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마땅한 헤지 수단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5~6월께 코스닥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한 개별주식 선물옵션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증시의 큰손인 연기금이 코스닥에 대한 투자를 보다 확대하도록 관계 기관을 설득하는 한편 자산운용사들이 코스닥 전용 펀드나 중소형주 전용 펀드의 설정을 늘려 운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외국인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코스닥을 알리기 위해 매년 9월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진행해온 기업설명회(IR) 행사를 현재 연 1회에서 최대 4회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2월에는 코스닥 영문 홈페이지도 새롭게 개편해 언제든지 외국인들도 코스닥시장의 기업공개(IPO) 현황과 주요 상장기업 분석 보고서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스닥지수가 7년여 만에 600선을 돌파하면서 과열 논란이 이는 것에 대해 김 본부장은 "미국의 나스닥지수도 15년 만에 5,000선을 넘어서자 논쟁이 불붙었던 것처럼 새로운 기록을 쓸 때는 과열 논쟁은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물론 단기 급등으로 인해 일정 수준 조정을 거치겠지만 코스닥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김 본부장은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의 근거로 산업구조의 패러다임 변화를 꼽았다. 그는 "최근 한국 사회는 고성장·고금리에서 저성장·저금리 시대로 바뀌고 산업구조 역시 중후장대한 제조업에서 경박단소한 제조업을 거쳐 서비스산업으로 진화해가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바이오·헬스케어·게임 등으로 대표되는 코스닥 기업들이 자리하는 만큼 시장의 미래도 밝다"고 전망했다.
과거에 비해 불공정거래나 상장기업 폐지, 불성실공시 등 시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경우가 크게 사라지면서 질적 개선을 이뤄낸 점도 코스닥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한다는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이제는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도 상장을 단지 자금 유치를 위한 수단이 아닌 회사를 한 단계 키워가기 위한 과정으로 인식하고 상장을 주관하는 투자은행(IB)과 벤처투자자들도 기업 분석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며 "결국 이러한 변화들이 쌓이면서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코스닥지수 전망에 대해 "코스닥은 유가증권시장과 비교해 현재보다 미래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게 반영되는 시장"이라며 "이러한 기대가 하나둘 실적으로 나타난다면 지수는 더 크게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