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골프장이 어디더라.' '어, 내가 쓰는 골프채잖아.'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눈길이 멈출 때가 있다. 명장면이 나올 때는 말할 것도 없지만 눈에 익은 장소나 관심 있는 소품이 등장할 때도 그렇다. 특히 골프 동호인이라면 골프장이나 골프용품이 슬쩍 비쳐져도 눈이 번쩍 뜨인다. 열정이라면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골퍼들을 겨냥한 골프 관련 업계의 'PPL(product placement) 마케팅'이 한창이다. PPL은 영화ㆍ드라마 등에 특정 제품을 등장시켜 홍보하는 간접 광고의 일종이다. 골프 인구 증가와 더불어 새로운 홍보 수단에 갈급한 업계와 제작비 충당을 원하는 제작사의 요구가 맞아떨어지면서 이 같은 짝짓기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스크린 없이 실외 연습장에서 볼을 날리는 신개념 스크린골프 세븐버디는 최근 방영을 시작한 MBC 주말 드라마 '욕망의 불꽃' 제작에 지원하고 있다. 극중 재벌 2세의 창업 아이템으로 채택되며 시스템이 화면에 잡히고 특장점 등이 자연스럽게 소개될 예정이다. 방영을 앞둔 본격 골프 드라마 '버디버디'는 PPL 마케팅의 세트 메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걸그룹 애프터스쿨 멤버인 유이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화제를 모은 이 드라마의 경우 볼빅(골프볼), 코오롱 엘로드(클럽 및 의류), 잭니클라우스(의류) 등이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강원 정선의 하이원리조트는 주요 촬영지로 전파를 타게 된다. SBS 주말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는 제주 라온 골프리조트를 배경으로 촬영된다. 등장 인물의 직장으로 나와 골프장과 더마파크, 승마클럽, 골프빌리지인 라온프라이빗타운의 공사 현장 등이 노출되고 있다. 골프웨어 업체인 JDX골프도 드라마 제작 지원으로 인지도를 높인 브랜드다.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과 KBS 드라마 '수상한 삼형제'에서 의상과 골프백, 제품 매장 등을 노출시켰다. 충남 천안 우정힐스CC는 영화 '타짜'에서 김혜수의 내기 골프 장면에 등장했고 드라마 '열혈장사꾼'에 나왔던 고급 주택은 파인스톤CC(충남 당진)의 골프빌리지에서 촬영됐다. 문경안 볼빅 회장은 "드라마 버디버디의 주인공이 국산 골프볼과 클럽을 사용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장면이 나온다"면서 "한류 드라마를 통한 노출로 국내 골프 브랜드의 인지도가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일본ㆍ동남아 등지에서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라온골프클럽의 한 관계자는 "드라마 시청자층이 구매력을 갖춘 골퍼들과 맞을 경우 매출 증대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