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이 활황이던 지난 2006~2007년에 등장한 아트펀드들의 만기가 돌아오고 있다. 아트펀드는 미술품을 사고 되팔아 남긴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펀드. 2006년말부터 앞다퉈 출시됐고, 대부분 3년 만기로 일반인들에게는 개방되지 않는 사모펀드이다.
16일 미술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들 아트펀드가 최근 미술경기의 침체 여파로 대부분 기대수익률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06년 12월 설정된 아트펀드 '골든브릿지 스타아트사모펀드'의 경우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오는 5월 청산을 앞두고 있다. 5개 화랑과 3개 은행이 투자해 100억원 규모로 출범한 이 펀드는 3년간 수익률이 1.5%에 그쳤다. 펀드 자체의 목표수익률 연 17.36%에도 한참 못 미쳤으며, 주식펀드의 최근 3년간 평균 수익률 31.07%에 비하면 20분의 1 수준이다.
이후 2007년에 설정된 아트펀드의 성적도 '낙제점'이다. 7월에 119억원 규모로 설정된 '명품아트사모특별자산 1'은 마이너스 수익률과 1%대 수익률을 넘나들었다. 12일 현재 누적수익률은 4%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2008년 이후 설정된 아트펀드들은 '선방' 하고 있다. 7월에 230억원 규모로 설정된 '한국사모명품아트특별자산 1(C)'는 설정 이후 12일 현재 14.62%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2009년 4월 159억원 규모로 설정된 '한국투자 사모컨템포러리 명품아트 특별자산 투자신탁 1(C)'은 11.27%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기대 이하의 수익률은 경기침체에 따른 미술시장의 냉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최정표 한국아트밸류연구소 소장은 "2007년 60% 올랐던 그림값이 지금은 2006년 수준으로 되돌아간 상황이라 지금 기준으로는 수익률이 좋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투자대상인 그림을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없는 환경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서진수 미술시장연구소 소장도 "미술품은 매일 거래가 가능한 주식이나 채권과 달리 특정 시간대, 그것도 특정 고객이 있을 때만이 거래가 가능한 품목"이라며 "이런 미술시장의 고유한 특성 때문에 금융기관과 화랑들의 의견 차이로 설정 후 1년 반쯤 되면 화랑들이 그림을 빼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