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약점도 추궁하지 못하고 제5보(65~100) 중국의 기자들은 필자에게 임선근에 관하여 물었다. “작년에도 창하오를 완벽하게 제압했고 오늘도 일방적으로 리드를 하다니. 도대체 한국에서는 임선근이 어느 정도의 평가를 받고 있는가.” “한국에서는 랭킹 10위권에 들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에 명인전의 도전자가 되었던 것이 최고의 활약이었다. 다만 언제나 복기 시간에 수많은 가상도를 소개하는 것으로 정평이 높다.” “그의 사로(思路)가 다양하다는 뜻인가.” “그렇다.” 필자는 사로라는 말을 그 때 처음으로 들었는데 후일 루이나이웨이가 한국에 정착한 이후 이 단어를 자주 듣게 되었다. 백66과 68은 즐거운 활용. 76은 공방의 요소. 백78은 대마의 사활을 위협하는 즐거운 수순. 창하오는 흑79 이하 89로 대마를 살렸는데 백은 그 과정 속에서 조금씩 이득을 계속 챙겼다. 원래는 흑이 80의 자리를 끊어 백 한 점을 잡을 수 있는 곳인데 사활이 급한 형편이므로 백의 약점을 추궁하지 못하고 도리어 보강시켜 주게 된 것이다. 백98은 이것이 최선. 참고도의 1 이하 5로 두면 중앙의 흑 9점을 잡을 수 있지만 흑에게 2 이하 6을 허용하여 계가바둑이 된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5-04-20 1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