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중국 '후강퉁' 맞춰 국내 증시 투자유인책도 마련해야

중국 정부는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간 주식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 제도를 17일부터 실시하기로 했다. 외국계 개인투자자들이 별다른 제약 없이 중국 본토 주식을 사고팔 수 있게 된 것이다. 중국은 1990년 12월 상하이거래소를 개장하며 내국인 전용인 A증시와 외국인 기관투자가가 참여할 수 있는 B증시로 나눠 거래를 엄격히 제한했으나 이번 조치로 A증시에 대한 투자의 문호가 활짝 열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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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강퉁 시행은 국내 개인투자자에게 좋은 기회다. 사실상 막혀 있던 텐센트나 알리바바 등 중국 대표기업에 대한 직접투자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개최한 후강퉁 관련 설명회에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이 몰린 모습에서 중국 증시 개방에 대한 기대감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후강퉁 시행이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국내 자금뿐만 아니라 외국인투자가도 중국 증시로 많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중국 증시가 전 세계 기관투자가들의 투자지표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신흥국지수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15.9%인 한국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내 증시에서 최대 6조원가량의 외국인 주식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그러지 않아도 국내 증시는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에 맞춰 미국계 자금이 발을 빼는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대내외 변수의 충격을 최소화할 대응책이 절실한 때다. 그렇다면 후강퉁 시행을 역으로 중국 자금을 끌어들일 기회로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 중국 증시 연계상품 같은 새로운 수요 창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국내 증시의 MSCI선진국지수 편입에 속도를 내는 등 신규 외국인자본 유치 방안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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