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 영웅전] 부끄러운 수

제9보(119~144)


흑21과 백22는 맞보기라고 볼 수 있다. 복기시간에 장쉬가 다카오에게 물었다. "상변을 쳐들어갈 자리였나요?"(장쉬) "우하귀가 더 급하겠지."(다카오) 흑23으로 붙인 수는 기민했다. 다카오는 백24에서 26으로 반발했는데 24는 당연했지만 26은 과했다. 26으로는 참고도1의 백1로 자중할 자리였다. 흑4로 몰 때 백5로 단속하면 백이 여유있게 이기는 바둑이었다. "멍청해 보이는 수가 가장 확실할 때가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어요."(다카오) 아닌게아니라 26의 자리는 백으로서 정말 탐나는 곳이다. 실리의 요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곳을 선점한 후유증은 너무도 컸다. 흑27 이하 31로 압박하는 수단이 생긴 것이다. "다소 기분이 나쁘긴 했지만 백32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바로 그 수가 말도 안 되는 완착이었어요. 부끄러운 수였습니다. 우세를 의식하자 안일한 착상만 하게 된 것이지요."(다카오) 흑33 이하 39가 모두 선수로 활용되었다. 특히 39를 당한 것은 너무도 통렬했다. "멋지게 당했어요. 이젠 승패불명이 되고 말았어요."(다카오) 백32로는 참고도2의 백1에 받을 자리였다. 흑2 이하 6을 허용하더라도 백7이 선수이므로 백이 계속 승세를 구가할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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