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주민투표] 'SNS의 위력' 여전
작년 지방선거 참여 일등공신서 '투표 불참' 운동으로 분위기 띄워
나윤석기자 nagija@sed.co.kr
지난해 6월2일의 지방선거 때 야권의 압승에 기여했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이번 서울 무상급식 주민투표에도 위력을 발휘하며 투표함을 열지 못하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과거 투표 때는 유권자들이 신문이나 방송 같은 기성매체를 통해 대부분의 정보를 입수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트위터를 비롯한 SNS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기성매체에 비해 진보적인 의견들이 주를 이루는 SNS상에서 젊은 층들이 활발히 움직이기 시작한 것. 이는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20~30대의 투표율을 40%대로 끌어올리는 밑거름이 됐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트위터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투표 참여’를 위해 하나로 뭉쳤던 젊은 유권자들이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는 정반대로 ‘투표 불참’운동을 벌였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실장은 “진보 성향의 젊은 유권자 네트워크가 SNS를 통해 빠르고 폭넓게 확산됐다”며 “투표 불참 운동 기간이 길지 않았음에도 톡톡한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는 “트위터상에서도 무상급식에 관한 찬반논쟁이 있었지만 전면적 급식안을 지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며 “다수를 이루는 의견에 부동층은 흡수되고 보수적인 젊은 층은 정치색이 탈색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경향은 강남 3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저조한 투표율로 나타났고 결국 투표함이 봉인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SNS는 걸러지지 않은 정보의 유통으로 인한 부작용을 노출하기도 했다. 인신공격성 비방이 난무하기도 했고 주민투표와 관련한 허위사실이 떠돌아 다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제 교수는 “트위터리안들이 자정능력을 통해 스스로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며 “앞으로 SNS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더라도 이런 부작용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사회적 의미와 중요성은 퇴색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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