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이야기’ 사건으로 철퇴를 맞은 아케이드 오락실들이 문을 닫거나 ‘개점휴업’ 상태를 보이자 ‘딱지상품권’과 신종 온라인 릴게임이 기승을 부리며 사행성 게임이 ‘음성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품용 상품권이 내년 4월 폐지되고 기존 상품권들에 대한 보상전망도 불투명해지자 인증을 받지 않은 불법 ‘딱지상품권’과 한때 인증됐다가 취소된 ‘구권상품권’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또한 업종전환을 시도하는 아케이드 성인게임장 업주들과 남의 눈을 피하려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맞아 떨어져 신종 온라인 릴게임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날 인터넷 성인게임 관련 사이트 게시판에는 불법 딱지상품권과 구권상품권을 광고하는 글이 늘어났다. 한 인터넷 카페에는 “인증 상품권 폐지 예정… 딱지상품권 사용시 처벌근거 없음. 게임장 사장님께서는 더이상 고민하지 마시고 전화 주세요”라는 내용의 광고 글이 올라와 있었고 게임 관련 사이트에는 “사장님의 상품권은 안전하십니까. 저희와 거래하십시오”라는 게시물이 눈에 띄었다. 이런 게시물이 올라오는 것은 최근 경품용 상품권 지정 발행업체 19곳이 모두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불안감을 느낀 오락실 업주들 사이에 ‘어차피 환전용인데 이럴 바에야 차라리 값싼 미지정 상품권을 쓰는 게 낫겠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PC로 즐길 수 있는 온라인 릴게임 등 다양한 방식의 신종 불법 게임도 홈페이지까지 새 단장해가며 업주들과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날 인터넷 성인게임 사이트 게시판에서는 “이제는 온라인 릴게임의 시대입니다. 업종 전환하세요. 첫차를 타야 돈이 됩니다” 등 업주들을 유혹하는 글들이 눈에 띄었다. 환전문제를 의식한 듯 “환전문제가 가장 깨끗한 사이트입니다. 상품권 전혀 필요 없고 바로 인터넷 결제에 즉석에서 통장으로 배당금 넣어드립니다”라는 글들도 올라와 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스크린경마장업체 사장은 “온라인 게임은 그동안에도 꾸준히 발달해왔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인게임시장을 완전 대체하게 될 것”이라며 “솔직히 불법이 아니라면 벌써 장사 안되는 스크린경마장을 때려치우고 온라인 릴게임을 시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릴게임은 초기비용이 적게 들고 인터넷 연결만 되면 언제 어디서든 게임을 할 수 있는데다 성인 인증절차도 간단해 순식간에 주택가와 미성년자에게까지 침투될 우려를 낳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바다이야기 등의 아케이드 성인오락실보다 평범한 PC로 집에서도 영업을 할 수 있는 온라인 릴게임 도박판이 단속하기가 훨씬 힘들다”며 “도박행위가 지하로 숨어 들어가게 되면 그 규모조차 파악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