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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예술인들이 직접 만든 창작뮤지컬(이른바 'K-뮤지컬')이 한류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의 한 공연에서 1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해외공연 관객 동원력이 대형 K-POP가수와 맞먹는 규모로 커지고 있다.
31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연계에 따르면 창작뮤지컬 '광화문연가' 일본 오사카 신가부키좌 공연(2012년 11월 10일~12월 2일)과 도쿄 메이지좌 공연(올 1월1~26일)의 총 일본인 유료 관객 숫자가 7만6,000명에 달했던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공연일수 44일, 공연횟수 62회만에 올린 대형 성적표다. 국내 K-POP가수의 일본 공연 관객 동원 숫자와 맞먹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공연의 관객 입장권 수입은 55억원에 달했다.
또 창작뮤지컬 '궁'도 일본 도쿄 유우포트홀에서 개최한 단 13일간의 공연((2012년 8월 29일~9월 13일)에서 총 1만8,000여명을 동원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23회 공연에 올린 결과물이며, 이 기간 중 입장권 수입은 총 25억원에 달했다고 뮤지컬 '궁'의 공연기획사 그룹에이전트측은 밝혔다.
두 작품 모두 일본 현지 무대에서, 모두 국내배우들이 출연했고, 한국말(일본어 자막)로 공연했음에도 일본 관객들의 높은 호응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국내 뮤지컬계가 주목하고 있다. 뮤지컬로 유명한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처럼 한국 뮤지컬이 아시아 창작뮤지컬의 공급기지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뮤지컬기획사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 공연기획사를 중심으로 최근 한국 창작뮤지컬을 현지에 초청공연하고 싶다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뮤지컬계도 뮤지컬의 해외수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8월 6~13일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개최되는 '제2회 서울뮤지컬페스티발'기간 중에는 해외 공연기획사와 국내 뮤지컬계가 한자리에서 거래할 수 있는 '뮤지컬아트마켓'이 열린다. 국내 창작 뮤지컬을 거래하는 아트마켓이 열리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국내 뮤지컬계는 이와 함께'뮤지컬아카데미'를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뮤지컬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K뮤지컬'의 해외 시장성이 입증되고 있다"며 "K-POP처럼 국내 창작뮤지컬도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지역에 수출한 뒤 유럽과 미국 등까지 확산시키는 방법을 국내 뮤지컬계가 현재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해외의 한국뮤지컬 붐을 잘 활용해 한국을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와 유사한 아시아 창작뮤지컬 공급기지로 키우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한국 창작뮤지컬의 해외 인기는 해외에 사용료를 내고 공연하는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에 편향됐던 국내 뮤지컬계가 그간 창작뮤지컬의 질을 꾸준히 끌어올린데다 'K-POP'의 확산으로 'K-뮤지컬'에 대한 관심도 해외시장에서 더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