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서비스드 레지던스 전환이 대안

오피스텔 공급 넘쳐 임대 수익률 뚝뚝<br>오피스텔보다 1.5~2배 수익… "입주자 관리 신경쓸필요 없죠"

공급 과잉으로 임대수익률이 떨어지자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용도를 변경하는 오피스텔이 늘고 있다. 서울 도심의 한 서비스드 레지던스 라운지에서 직원이 투숙객으로부터 주문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서머셋팰리스서울


최소 2~3년 고정 수익 보장에 전환 부쩍 늘어
1가구 2주택 해당안돼 적은 세 부담도 매력적
객실 가동률 80%이상 나올 입지인지 체크를


지난해 7월 강남역 인근에 들어서는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이모씨는 연말쯤 분양대행사로부터 용도를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바꾸겠으니 동의해줄 수 있느냐는 요청을 받았다. 당초 이씨는 월세 100만원을 받을 경우 연 4.8% 정도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전용 22㎡ 오피스텔을 2억5,000만원에 분양받았다. 분양업체는 용도를 바꿔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운영할 경우 최소 3년간 월 평균 112만원의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고, 객실 가동률에 따라 추가 운영수익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이씨는 "인근 지역에 오피스텔 공급이 집중되면서 임차인을 구하지 못할 수도 있고 기대했던 수익률이 나오지 못할 수도 있어 용도 변경에 동의해줬다"면서 "연간 최소 5.4%의 수익률을 보장받는데다, 중도금 무이자 대출을 받으면 수익률이 6.3%까지 올라가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최근 2~3년새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각광받던 오피스텔이 공급 과잉으로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면서 앞다퉈 서비스드 레지던스(serviced residence)로 변신하고 있다. 너무 많은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공실로 남겨두기 보다는 급증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숙박업을 하는 것이 안정된 수익률을 올릴 수 있어서다. 특히 지난해 1월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이 개정돼 영업용 오피스텔 등 업무시설을 숙박업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생활형 숙박업' 제도가 도입되면서 서비스드 레지던스로의 용도 변경을 통해 분양 활성화를 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입주 예정인 오피스텔은 3만742실로 지난해 1만3,000여실에 비해 2배 넘게 늘었다. 공급이 늘면서 임대수익률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서울의 경우 2010년 5.75%이던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2011년 5.54%, 지난해 5.49%로 하락했다. 오피스텔 공급이 집중됐던 강남권 신축 오피스텔은 사정이 더 열악하다. 분양가는 3.3㎡당 2,000만원 안팎까지 치솟은 반면 임대수익률은 4% 미만으로 곤두박질쳤다. 오피스텔 분양업계의 한 관계자는 "강남역과 신논현역 일대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1,000실이 넘게 입주했고, 올해 안으로 2,000실 가까이 새로 입주할 예정"이라며 "역세권 신축 오피스텔의 월세가 70만~75만원선까지 낮아지면서 연 수익률이 3.5%선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데 반해 숙박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도 오피스텔이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용도를 바꾸는데 한 몫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호텔 수요는 3만6,000여실인데 비해 공급량은 2만8,000여실에 그친다. 서울 도심권에서 관광호텔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아 숙박시설 부족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서비스드 레지던스형으로 운영되는 오피스텔도 꽤 높은 운영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리서치팀장은 "일반 오피스텔의 경우 입주자 관리 등 신경 쓸 일이 많은데 반해 서비스드 레지던스는 전문관리업체에서 시설을 운영하고 매달 수익금을 지급하는 형태여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투자 상품"이라면서 "운영사가 레지던스를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지와 안정적인 객실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입지인지를 따져본 뒤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6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의 한 오피스텔 모델하우스 현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우건설이 분양한 '해운대 푸르지오시티' 청약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긴 행렬이 이어졌다. 총 535실 분양에 3만3,724건이 접수돼 평균 63.04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25~29㎡(이하 전용면적) 2군(3실)에는 6,131건이 접수돼 2,043대1이라는 경이적인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인기를 끈 것은 서비스드 레지던스형으로 운영돼 수익률이 높을 것이라는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2015년 1월 입주예정인 해운대 푸르지오시티는 총 535실 중 일부 콘도형을 제외한 500실 가량이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운영될 예정이다. 시행사인 보라D&C 관계자는 "해운대 인근의 25㎡형 오피스텔 임대료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0만원 안팎으로 연 수익률이 6~7%인데 반해 해운대 푸르지오시티는 매달 120만~140만원 가량의 수익을 투자자에게 제공할 계획"이라며 "연간 임대수익률이 8~10%쯤 된다"고 설명했다.

서비스드 레지던스형 오피스텔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높은 임대수익률이다.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임대위주의 영업용 오피스텔에 비해 수익률이 1.5~2배에 이른다. 오피스텔 공급 과잉으로 임대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고정 임대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은 큰 메리트다. 주택에 비해 세부담이 적고 입주자 관리 등 신경 쓸 일이 없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임대위주 영업용 오피스텔 비해 수익률 1.5~2배 보장=최근 1~2년새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전환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분양형 숙박시설로 계획된 오피스텔은 줄잡아 10여곳에 이른다.

지난 달 입주를 시작한 용산구 문배동의 '용산 큐브' 오피스텔은 2011년 6월 분양 당시만 해도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후광 효과 때문에 성공적으로 분양됐다. 하지만 올 들어 용산사업이 무산되고 오피스텔 공급 과잉으로 임대수익률 하락이 예상되자 준공을 1개월 앞둔 올 초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용도 변경을 결정했다. 투자자들의 동의를 받아 오는 6월부터 총 264실 중 120실을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운영할 예정이다. 시행사인 킹스개발의 한 관계자는 "인근에 새로 입주한 오피스텔이 월 60만원 정도의 임대료를 받는데 수익률이 5% 내외에 불과하다"며 "용산 큐브는 연 수익률 7%대인 매달 80만원 가량의 확정 수익을 2년 간 보장한다"고 말했다.

강남역 인근에 들어서는 '강남역 푸르지오시티'는 지난해 말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바꾸고 분양률을 크게 끌어올렸다. 이 오피스텔은 지난해 7월 분양 당시 총 403실 분양에 6,086건이 접수돼 평균 15.1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초기 계약률이 60%대에 그쳤다. 시행사인 에스앤디파트너스는 오피스텔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률 하락이 예상되자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용도를 바꾸기로 하고 지난해 말부터 기존 투자자들을 상대로 동의서를 징구하는 한편 신규 투자자 유치에 나서 현재 분양률이 90%까지 올랐다. 분양대행사인 건물과사람의 한 관계자는 "중도금 60%를 전액 무이자로 대출받을 수 있어 수익률이 최고 9.3%까지 올라간다"고 말했다.

이 밖에 오피스텔로 준공한 후 숙박시설로 용도를 변경할 예정인 송파구 방이동의 '벨리시모(72실 규모)'는 최근 분양을 완료했고, 경기 화성시 능동의 '디아망 스위트(115실)'와 서울 구로구 오류동의 '코업 시티하우스 샤인(185실)'이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분양 중이다.

◇세금 부담 적고 추가 운영수익도 얻을 수 있어 매력=오피스텔의 레지던스 변신은 정부가 지난해 초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면 숙박업이 가능하도록 '생활형 숙박업' 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취사시설과 청소ㆍ세탁 등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지던스는 임대 목적의 영업용 오피스텔과는 도시계획상의 입지와 내부 설계ㆍ소방시설ㆍ주차기준 등이 다르다.

따라서 영업용 오피스텔을 레지던스로 용도로 바꿔 숙박업을 하려면 건축법이나 공중위생관리법ㆍ학교보건법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최근 분양하고 있는 서비스드 레지던스형 오피스텔은 모두 이 같은 기준을 충족한 경우에 해당하지만 건축법상 숙박시설 허용지역(상업ㆍ준주거지역)이 아닌 곳에 위치한 경우도 있어 투자 때 유의해야 한다.


레지던스는 높은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 외에도 장점이 많다. 통상 주거용도로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1가구 2주택에 해당되지 않아 양도세가 일반세율(6~38%)로 과세되며 종합부동산세 대상도 아니다. 분양권 전매도 자유롭고 재산세와 부가가치세 부과기준도 오피스텔과 동일하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부가세 환급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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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수수료나 유지보수 비용이 들지 않고 오피스텔처럼 1~2년마다 세입자를 찾거나 월세에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 건축법상으로 업무용 오피스텔로 지어져 주거용 오피스텔과 달리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를 받지 않는다. 업체들이 중도금 50~60%를 무이자 대출해주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투자가 가능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비스드 레지던스는 웨딩홀이나 뷔페, 레스토랑 등 부대시설을 줄이고 온전히 객실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하루 숙박비가 10만~15만원선으로 저렴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면서 "저렴한 숙소를 선호하는 중국ㆍ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해외 바이어와 직장인 등 다양한 수요층을 흡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이 2~3년간 최소 수익률을 보장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얻기 위해서는 객실 가동률이 어느 정도 나올 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객실 가동률이 80% 이상 나올 수 있는 입지여야 고정 임대수익과 함께 추가 운영수익도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 수익 11% 보장… "전국서 제일 잘나가"

외국인 관광객 몰려드는 제주… 서비스드 레지던스 오피스텔 인기

성행경기자

전국에서 서비스드 레지던스형 오피스텔 분양이 가장 활발한 곳은 제주도다. 중국인 등 관광객이 물밀듯 들어오면서 숙박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2007년 54만1,000명에서 지난해 168만1,400명으로 3배 가량 늘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은 같은 기간 17만7,000명에서 108만4,100명으로 6배나 증가했다.

관광객 증가뿐 아니라 각종 개발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면서 숙박 및 임대수요가 크게 늘어 제주도의 오피스텔 수익률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제주도 오피스텔의 평균 임대수익률은 10.5%로, 서울(5.5%)과 경기(5.99%) 등 수도권의 2배에 가깝다.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운영되는 오피스텔들은 이 보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자산신탁이 분양 중인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의 '디아일랜드 마리나'는 최소 11%의 투자수익률을 보장한다. 분양업체 관계자는 "24㎡형의 분양가는 1억1,700만원으로, 중도금 50%를 무이자 대출을 받을 경우 실투자금액 대비 수익률이 11%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110만명을 포함해 약 290만명이 다녀간 성산일출봉 앞에 위치해 있는데다, 섭지코지ㆍ우도ㆍ만장굴이 인접해 있어 숙박수요가 풍부하다. 투자자는 연간 7일 간 무료 숙박이 가능하고 2인 기준 왕복 항공권도 매년 제공한다. 골프장 2곳의 정회원 대우도 해준다.

서귀포시 핵심 상업지에 들어서는 '디아일랜드 블루'는 오피스텔임에도 6성 호텔의 스위트룸급으로 지어진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시행하는 이 레지던스형 오피스텔의 24㎡형 분양가는 1억3,000만원. 월세 115만원(10.5%)을 확정 지급한다. 분양 관계자는 "단지 주변에 올레길 6코스를 비롯해 천지연폭포, 정방폭포 등 관광지가 많다"면서 "143실 중 3~4실 정도가 남았다"고 말했다.

아이콘아이앤씨가 도련동 삼화택지지구에 짓는'제주 아빌로스'도 11%대의 수익률을 보장한다. 장기 임대계약과 함께 성수기에는 국내 여행 체류자와 외국인 단체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한 단기 임대계약을 맺어 레지던스로 운영된다. 분양가의 40%를 무이자로 대출받을 수 있고 확정 수익률은 연 11.33%다.



성행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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