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답답한 패션, 가방이 '답'

불황엔 '옷보다 잡화'… 패션업계 잡화라인 강화

코오롱FnC ''쿠론''

제일모직 ''라베노바 ''

현대백화점 ''덱케''

제일모직 라베노바 ·일모, 신규 브랜드 2종 선보여

한섬은 佛 랑방 본사와 협업… 30만~80만원대 가방 9월 출시


덱케·루즈앤라운지·쿠론은 토종핸드백 열풍 지속에

라인업 늘리고 매장 확대


성장정체에 빠진 패션업계가 유일한 탈출구로 가방 등 잡화를 내세우면서 '옷보다 잡화' 열풍이 거세다.

경기불황일수록 의류보다 잡화가 비용 대비 스타일의 변화를 더 쉽게 할 수 있다는 판단에 소비자가 잡화 구매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데다.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등의 1세대 명품시대가 저물고 개성을 드러내는 핸드백을 찾는 합리적 소비가 주를 이루면서 패션업체들이 앞다퉈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잡화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15일 여성 핸드백 브랜드 '라베노바'와 유러피안 감성의 남·여 가방과 구두 등을 모은 셀렉트숍 브랜드 '일모' 등 신규 브랜드 2종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라베노바의 대표 제품은 이태리 감성을 담은 '아이코닉 백'으로 하반기에 출시된다. 디자인은 모자이크 도시로 유명한 이태리 라벤나의 건축양식과 분위기를 본 따 정육면체를 제품에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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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모는 피혁소재의 남·여 액세서리 상품을 함께 선보이는 새로운 형태의 셀렉트숍으로, 전체상품 중 80%를 유럽에서 공수해오는 등 고품질의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내놓을 예정이다. 30~40대 직장인을 겨냥해 가방과 신발을 각각 40%, 벨트·장갑·지갑류를 20%로 구성했다. 가을부터 6개점을 열고 2016년까지 25개 매장을 낼 방침이다.

현대백화점 계열의 잡화 브랜드 '덱케'는 지난해 7월 론칭 이후 목표치인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 반응이 좋자 올 2월 남성전용 '아델라인'을 출시했고, 올해 덱케 매장을 20여개로 늘릴 예정이다. 아울러 현대백화점의 패션 계열사인 한섬도 오는 9월 '랑방 핸드백'을 출시한다. 슈즈로 유명한 랑방 브랜드에서 핸드백은 세계 최초 론칭이다. 한섬 관계자는 "프랑스 랑방 본사와 협업해 공동개발했다"며 "가격은 30만~80만원대로 책정했다"고 말했다.

삼성패션연구소 측은 "지난해 의류 시장은 4%대 성장에 멈췄지만 잡화 부문은 10% 이상 늘었다"며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 올해는 그 수치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라고 밝혔다.

실제 신규 브랜드 론칭 열기 못지 않게 기존 패션업체의 잡화 브랜드 인기는 더욱 뜨겁다.

SK네트웍스의 '루즈앤라운지'는 지난해 론칭 1년 만에 매출 400억원을 거뒀고, 올해는 500억원 고지를 눈앞에 뒀다. SK네트웍스 역시 잡화 브랜드의 반응이 예상을 뛰어넘자 지난 3월 클럽모나코 '슈즈콜렉션'을 추가로 론칭했다. 회사 관계자는 "루즈앤라운지가 이렇게 잘될 줄 예상하지 못했다"며 "올해는 품질을 업그레이드해서 중국인을 겨냥한 100만원 대 프리미엄 라인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350억원 매출을 올리며 시장에 안착한 코오롱FnC의 '쿠론'은 비비안세산, 말리카 파브르 등 유명 아티스트와 협업을 통해 변신을 거듭하며 디자인과 소재의 다양화를 꾀하면서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달엔 휴대폰 수신을 감지할 수 있는 '스마트백 1.0;글림'도 내놓았다.

'러브캣'으로 알려진 발렌타인은 13년 만에 글로벌 컨템포러리 핸드백 '라메트'를 출시한다. 30만~50만원대로 개성강한 2030세대를 겨냥했다. 다음달 단독 매장을 오픈하며 백화점 위주로 운영한다. 명품 핸드백 위탁 생산업체인 시몬느 역시 올해 '0914'라는 자체 브랜드로 핸드백 시장에 뛰어든다.

업계 관계자는 "대중적인 명품에 식상한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대의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찾는 경향이 짙어졌다"며 "가격대는 30만~80만원대지만 품질과 감성은 유럽 못지 않아 토종 핸드백 열풍은 갈수록 거셀 전망"이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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