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알 지갑'으로 통하는 근로소득자에 비해 세원노출이 어려워 형평성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일부 전문직종에서의 카드 결제가 올해도 부진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변호사, 법무사 등 법률사무업의 경우 카드 결제액이 오히려 줄었다.
19일 카드업계가 재정경제부에 제출한 신용판매액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1월국내에서 카드로 대금 결제가 이뤄진 카드 소비액(잠정치)은 172조9천190억원으로작년 동기에 비해 16.6%나 증가했다.
그러나 변호사나 법무사 등 법률사무소에서 결제된 카드 소비액은 445억원으로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7% 감소했다.
또 회계사나 세무사 등 회계 및 세무업종에서 사용된 카드 소비액은 287억원으로 3.0% 늘어나는데 불과했고 한의원은 6천195억원으로 12.5%, 가축병원은 559억원으로 5.5% 증가에 각각 그쳤다.
이는 올들어 전체 카드 소비액 평균 증가율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결국 정부가전문직 종사자에 대한 세원 포착 노력을 강화해왔다고 하지만 올해도 이들 업종의경우 제대로 성과를 냈다고 평가받기는 힘든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경기 침체에 따른 매출 증가세 둔화 등 영향도 있겠지만 과표 양성화가 개선되지 못한 측면이 더 큰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의 서비스업활동동향 조사(불변가 기준)에서 전체 서비스업 생산은올해 1~10월 평균 3.0% 늘었지만 법무 및 회계관련 서비스업은 3.1% 증가해 업황이 상대적으로 더 나빴다고 보기 어렵다.
이에 비해 올들어 카드 소비액이 크게 늘어난 학원의 경우는 통계청 서비스업조사에서 4.0%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과거 카드를 잘 받지 않다가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카드결제가 늘어난 학원과 병원 등 일부 업종에서는 카드 사용액이 크게 늘었다"며 "그러나 변호사 등의 직종에서는 카드 결제를 기피하는 경향이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외국어학원의 경우 카드 결제액이 1천804억원으로 31.4% 증가했고 컴퓨터학원은 305억원으로 20.7% 늘었다.
또 일반병원은 2조5천488억원으로 18.9% 늘었고 약국은 1조6천656억원으로 57.8% 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달 재경부는 근로소득세를 둘러싼 과세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자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종에 대한 과표 양성화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현금 결제비중이 높은 전문직종의 소득파악률을 높이는 방안을 연말께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거에도 전문직종 과표 양성화가 추진됐지만 제대로 효과를 얻지 못한만큼 어떤 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한 조세 전문가는 "몇년전에도 전문직 과표 양성화가 집중적으로 추진되다가 흐지부지된 적이 있다"며 "꾸준한 의지를 갖고 추진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