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등이 상장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2000년 18건에서 지난해 326건으로 증가, 4년새 18배로 늘고 건설사를 상대로 한 소비자소송이 연간 600여건에 달하는 등 기업의 소송리스크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3일 `기업부문 소송리스크 전망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최근 5년간 상장사 공시내용을 분석한 결과 2000년 18건에 불과했던 소송건수가 2001년 81건, 2002년 105건, 2003년 211건, 2004년 326건 등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고밝혔다.
아울러 고층아파트 신축에 따른 일조권이나 조망권 침해 소송 등 건설관련 손해배상 분쟁도 연간 600건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소송건수가 급증한 것은 주주와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권한과 권리의식이 신장된 것이 주된 이유지만 뚜렷한 근거없이 우선 소송부터 내고 보자는 남소경향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원고가 스스로 소송을 취하하거나 법원에 의해 기각되는 비중이 5년간 평균 81%에 달하고 있다는 점은 이러한 남소경향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이처럼 기업관련 소송건수가 증가하는 한편 기업의 책임범위가 확대되는 추세여서 기업의 소송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해 4월 대법원이 부산의 한 아파트 주민이 제기한 하자보수 관련소송에서 하자의 유형에 따라 1-10년간 차등적용하도록 한 `주택법'과 `건설산업기본법' 대신 모든 하자에 대해 10년간 보수의무를 지운 `집합건물소유관리법'을 적용,원고승소 판결을 내렸고 이달초 인천지법은 하차하려다 다른 승객에 떼밀려 넘어진한 승객이 버스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준 것을 이같은 기업책임 확대 추세의 사례로 지적했다.
한편 기업대상 소송이 이같이 빈번해지고 기업의 책임범위가 확대되면서 기업들의 손해배상책임보험 부담도 크게 늘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주주대표소송 등에 대비한 기업들의 임원배상책임보험 가입액은 2000년 309억원에서 2003년 840억원으로 3년간 172% 증가했고, 생산물배상책임보험 가입액도 2002년 397억원에서 2003년 461억원으로 늘었다.
대한상의는 이처럼 기업들의 소송리스크와 소송관련부담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현재 정부와 일부 의원들이 추진 중에 있는 소비자 집단소송제와 단체소송제, 공익소송제 등 새로운 유형의 소송제도 도입에는 최대한 신중을 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