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넷(42100) 주식 1억500만주의 보호예수기간(주식매각 금지기간)이 오는 27일로 종료되면서 이 물량을 둘러싸고 해외자동차 부품업체와 연계된 해외 투자자와 현대차그룹간에 지분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선 해외 투자자들만이 전체지분의 58.4%에 달하는 이 물량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현대오토넷에서 자동차오디오 대부분을 공급 받고 있는 현대차그룹으로서도 경영권이 외국계에 넘어가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따라서 “현대오토넷 지분인수에 대해 검토해 본 바 없다”고 밝히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대외적인 입장과 달리 내부적으로는 외국계가 경영권을 장악하는 것을 막기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에 보호예수에서 풀리는 물량은 현투증권 보유주식 6,289만주와 하이닉스 소유의 4,210만주 등 모두 1억500만주로 현대오토넷의 전체지분 중 58.4%에 달한다. 절반만 매입해도 안정적인 경영권 장악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현투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물량은 과거 현투증권 대주주였던 하이닉스반도체가 부실에 대한 책임으로 내놓은 것으로 현투증권의 해외매각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현대오토넷 물량도 이른 시일 내에 매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는 이와 관련, 정부의 현투증권 및 하이닉스 처리방안에 따라 현대오토넷의 지분 매각여부가 판가름나겠지만 매각 결정권을 가진 금융당국이 이미 매각 상대방을 내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투증권 관계자는 “현투증권의 자산이긴 하지만 매각주체가 금융당국이기 때문에 진행사항을 알 수 없다”며 “다만 해외부품업체와 연계한 해외기관투자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오토넷의 지분이 전략적 제휴관계인 덴소를 포함한 메이저 해외 자동차부품업체에 넘어갈 경우 현대ㆍ기아차 입장에서는 완성차 가격경쟁력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이는 증권업계가 현대차그룹이 현대오토넷 보호예수 물량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는 근거다.
증권업계는 현대오토넷의 현재 주가가 출자전환가격인 2,043원보다 낮아 보호예수물량이 시장에 나오지 않겠지만 매각이 결정되면 해외투자자와 현대차그룹간 지분경쟁이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