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는 20일 이사회를 열어 범한판토스 지분 51%(102만주)를 3,147억원에 인수키로 결의했다. LG상사는 "범한판토스를 자회사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LG상사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범한판토스의 물류 사업을 결합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범한판토스의 배재훈 사장 등 현 경영진은 그대로 유지된다.
세계 각국에서 에너지·자원 개발과 트레이딩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LG상사는 범한판토스 인수를 통해 물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LG상사는 연 1,000억원 가량의 물류비를 지출하고 있다. 또 해외의 국가주도형 프로젝트 사업에서 항만 등 물류 인프라 구축을 맡는 등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LG상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범한판토스 역시 기존 컨테이너 물류 중심에서 자원·원자재 등 벌크 물류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현재 범한판토스는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 등 주요 LG그룹 계열사를 포함해 총 2,500개 고객사의 물류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해외 3자 물류(배송·보관·유통가공 등 종합 서비스 제공) 부문에서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 2013년 매출액은 2조418억원, 영업이익은 592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LG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로 알려졌다.
범한판토스는 LG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의 동생인 고 구정회씨 일가가 지난 1977년 설립한 물류업체다. 구정회씨의 셋째아들인 고 구자헌씨가 회사를 이끌다 지난 1999년 타계하면서 부인인 조원희 회장과 아들 구본호 부사장에게 회사를 물려줬다. 이들의 지분은 각각 50.86%, 46.14%였으나 이번 매각으로 구 부사장만 14.9%의 지분을 남기게 됐다.
한편 범한판토스의 인수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LG상사 관계자는 "거래·입찰 방식을 최대한 투명하게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