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속 메모리칩 `PC-100'.저가PC "주문 폭발.. 물량 못댄다"

「생산라인을 풀가동하라. 그래도 안되면 라인을 증설하라. 일손이 달리면 사람도 더 뽑아라.』 고속 메모리칩 「PC_100」(삼성·LG·현대 등 반도체 3사), 「마이포켓」(삼성항공), 「마티스」(대우자동차), 저가형·데스크톱 PC(삼보컴퓨터·대우통신), 공작기계(대우중공업)….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대부분의 업체들이 수출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들 제품은 해외에서 주문이 폭주해 재고가 바닥난 것은 물론 앞으로 몇 달간을 계속 만들어도 주문을 댈 수 없을 정도다. 기능을 단순화하고 기술수준을 높이는 대신 가격을 대폭 낮춘게 「재고부족, 주문폭증」의 배경이다. 일반 반도체제품이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과는 달리 「PC100용 고속 D램」은 찍어내자마자 수출선에 실리고 있다. PC_100용 D램은 컴퓨터의 정보처리속도를 높이기 위해 세계최대 비메모리 반도체업체인 인텔이 창안한 신규격 반도체로 삼성·LG·현대 등 한국반도체 3사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제품. 10%이상 프리미엄을 받으며 개당 11달러에 팔리고 있다. 반도체 3사는 주문물량을 맞추기 위해 생산비중을 높이기 위해 혈안이다. 삼성항공의 초소형 2배줌 카메라 「마이포켓」과 「신기종 4배줌 카메라」도 「주문사절」이다. 올해 납품할 수 있는 물량이 더 이상 없기 때문이다. 2배줌 카메라중 가장 작은 전자동 콤팩트 카메라 「마이포켓」은 연간 30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5만대 이상 주문이 밀려있다. 올초 양산을 시작한 신기종 4배줌도 현재의 생산능력(40만대)으로는 납기를 맞추기 바쁘다. 현재 6만대의 주문이 밀려있어 라인을 풀가동하면서 시간당 생산댓수를 높이고 있다. 삼보컴퓨터와 대우통신의 PC도 없어서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 삼보의 「저가 PC」는 이미 금년말까지 생산량(24만대)을 모두 주문받아 지금 주문받으면 내년에야 물건을 댈 수 있다. 이에따라 삼보는 최근 생산직 인원 200여명을 새로 뽑아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대우통신도 「노트북」과 「데스크톱 PC」 수출주문이 폭주해 신바람이 났다. 내수물량을 수출로 돌리고 주안공장의 전화기와 팩스 생산라인을 PC 생산라인으로 전환했다. 미국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인증기관인 NSTL인증을 획득하는 등 세계적으로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것이 주문폭발의 원동력이다. 국내에서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는 대우국민차의 「마티즈」, 해외에서도 역시 베스트셀러다. 3개조가 2교대로 24시간 비지땀을 쏟고 있지만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해외바이어들의 독촉을 풀 길이 없다. 소형차 천국인 이탈리아에서는 이미 2만대의 예약을 받아놨지만 지금까지 선적한 물량은 고작 5,500여대다. 아무리 만들고 찍어도 납기를 댈 수가 없는 형편이다. 이탈리아 대우자동차 판매법인의 최안수(崔安壽) 대표는 『연말까지 예약물량이 3만대를 넘을 것으로 보이지만, 출고할 수 있는 물량은 1만4,000대정도에 그쳐 고객들의 성화를 어떻게 잠재워야 할 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대부분 공작기계 업체들이 재고로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 것과는 달리 대우공업의 공작기계는 물건을 만들기가 무섭게 팔리고 있다. 재고가 없는 것은 당연지사. 대우는 올들어 8월말 현재 1억3,833만달러어치의 공작기계를 수출했다.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두배로 늘어난 규모다. 이에 대우는 최근 일부라인에서는 철야작업을 하고 있다. 대우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28개 수출기종 모두를 신기종으로 대체했으며 해외딜러망을 지난해 10% 늘려 135개로 확충, 해외인지도를 크게 높였기 때문이다. 【채수종·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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