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리인하 국면… 배당·수출·증권주 뜬다

배당주, 금리 내려가면 평균 배당률 높아져

수출주는 원화가치 떨어져 투자심리 개선

보유 채권 많은 증권사들도 수혜 클 듯



오는 14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8월 동결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는 적어도 1회에서 많게는 3차례의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인하 국면에 따른 투자 포인트로 배당수익률이 부각되는 배당주와 원화 강세가 진정되는 데 따른 대형 수출주, 채권 평가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증권주, 이자비용 감소가 기대되는 종목을 꼽았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와 선물사들은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 교보증권, 유진투자선물이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고 SK증권과 HMC투자증권은 '확신'이라는 용어를 쓰며 8월 금리인하를 기정 사실화했다.


정성욱 SK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당시 금리동결에 표를 던졌던 금통위원 5명 중 3명이 8월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면서 "물가상승률과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를 고려했을 때 8월 인하뿐만 아니라 올해 중 한 차례 더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하락 국면에서의 투자 포인트는 뭘까. 우선 배당주의 매력이 높아지는 것을 꼽을 수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금리가 하락하면 금리와 배당 간의 격차가 줄어들면서 2~2.5% 사이 배당률을 보였던 종목들 역시 고배당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당주 펀드를 운용하는 박인희 신영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배당주는 시가와 상관없이 일정한 수익을 지급한다는 측면에서 채권과 비슷한 성격이라고 볼 수 있는데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내려간 만큼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며 "현재 대형주들의 평균 배당률이 1% 내외인 점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와의 격차만큼 평균 배당률이 올라간다면 배당주 전반적으로 투자 심리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경제신문이 신영자산운용에 의뢰해 기준금리가 2.25%로 내려갈 것을 가정해 대형주 중 2.25% 이상의 고배당을 주는 종목을 꼽아보니 31개 종목에 달했다. 조선내화가 5.11%로 가장 높았고 하이트진로(4.99%), 무림P&P(4.39%), KT&G(4.30%) 등의 배당률이 높았다. 배당률이 2.25~2.50% 사이에 있는 한라비스테온공조(2.50%), POSCO(2.45%), 강원랜드(2.36%), GS(2.36%), 모토닉(2.29%), 퍼시스(2.27%), SK이노베이션(2.26%) 등은 기준금리가 2.25%로 인하되면 배당 매력이 돋보일 수 있다. 기준금리가 2.00%까지 내려간다면 S&T모티브(2.20%), 두산중공업(2.12%)도 고배당주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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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내려가면 시중에 원화가 많이 풀리고 원화 가치는 자연스레 내려간다. 따라서 최근 환율하락(원화가치 상승)의 여파로 실적 악화를 경험했던 대형 수출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에쿼티 리서치센터장은 "2·4분기 전기전자(IT)와 자동차 업종의 실적과 주가가 좋지 못했던 것은 원화가치의 상승 속도가 너무 가팔랐기 때문"이라며 "금리인하로 환율 안정성이 커지면 이들 수출주의 실적개선 기대감이 덩달아 살아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유 채권이 많고 단기적으로 채권 투자를 하는 증권사 역시 기준금리 인하의 수혜가 예상된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채권 가격이 상승해 채권평가 이익이 커질 수 있는데 이는 보유 채권이 많은 증권사들에 유리해진다"며 "특히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만 12조원에 달해 대형사들의 금리인하 수혜가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

은행 업종은 금리인하가 부담스럽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출의 만기가 도래하는 기간은 평균 6개월 수준이고 예금 금리는 7개월 수준인데 이 시간차이 때문에 은행의 이자마진이 줄어든다"면서도 "이 기간 차이가 과거 9개월에서 7개월 수준으로 줄어든데다 기업과 가계에 고정금리로 대출해주는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0.5% 내려도 은행의 마진 하락폭은 0.04% 내외로 제한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금리가 내리면 기업들의 이자비용도 줄어든다. 따라서 부채 규모가 큰 기업들 역시 금리 인하 국면에서 주가가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금융업종을 제외한 유가증권 대형사 중 한국전력공사가 56조5,904억원으로 부채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가스공사(33조7,760억원)와 삼성전자(32조4,552억원) 대한항공(18조6,937억원), 현대중공업(16조5,514억원) 역시 부채총계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상현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금리가 하락하면 기업들의 이자비용 역시 줄어든다"면서 "부채가 많은 공기업과 건설사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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