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제야의 종' 타종 시민 11인의 새해 소망

"힘들수록 이웃 돌보는 여유 가졌으면…"<br>국제대회서 좋은 성적 거둬 희망 주고파<br>다문화 가정에도 따뜻한 관심 보여주길


“새해에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해요” “베이징 올림픽 때처럼 좋은 성적을 거둬 힘들어 하는 국민들에게 기쁨을 드려야죠” 무자년 마지막 날인 31일 자정 새해를 맞기 위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제야의 종’타종 행사에 참여할 총 16명 가운데 시민 추천 인사로 선정된 11명은 한결같이 경기침체에 힘겨워 하는 국민들을 걱정했다. 충북 영동에서 붕어빵을 구워 팔며 매일 모은 500원짜리 동전을 읍사무소에 기탁, 7년째 이웃을 돕고 있는 이문희(47) 씨는 “나눔이라는 게 절대 거창하지 않고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 나누고 돕고 살아야 한다”며 갈수록 팍팍해지는 사회를 안타까워했다. 10대에 부모님을 모두 잃고 소녀가장 노릇을 해 누구보다 어려운 이웃의 아픔을 잘 알고 있는 이 씨는 작지만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이 씨는 “500원짜리가 들어오면 제 돈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무조건 저금통에 넣는다”며 “주변에는 아직까지 김치조차 맘껏 먹지 못하는 이웃들이 많은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자신도 넉넉한 형편이 아니지만 이 씨는 매년 9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이렇게 해서 모은 돈 50만원 가량을 이웃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이용대(20) 선수, 국토 최서남단 가거도를 지키는 경비대장 박성철(39) 경위, 자신의 간을 이식해 아버지를 살린 효자 이용준(18) 군 등도 타종 행사에 참여한다. 타종 행사를 위해 서울까지 천리길(439km)을 와야 하는 박 경위는 “철통 같은 경비를 해 준 대원들 덕택에 초청 인사가 됐다”고 대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독실산 꼭대기에서 새해 해맞이를 하게 될 대원들이 전역하는 날까지 건강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사회과학대 수시모집에 합격해 입학을 앞두고 있는 이용준 군은 “항상 연말에 TV를 보면서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뜻밖의 기회를 얻어 설렌다”며 “그간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해 배운 것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누구보다 올 한해에 대한 감회가 남다른 김용대 선수. 윙크 한 방으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녹인 김 선수는 “무엇보다 국민들이 배드민턴에 많은 관심을 가져줘 감사하다”며 “타종 행사에 참여하게 돼 마지막 날까지 뜻 깊은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타종 행사를 마치고 새해 첫날 세계선수권 대회 참가를 위해 말레이시아로 떠나는 김 선수는 “경제가 어려워 많은 분둘이 힘들어 하시는 것 같다”며 “베이징올림픽 선전이 국민들에게 기쁨이 된 것처럼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문화 가정을 대표해 타종자로 선발된 나나우미 유꼬(38)씨는 “새해에는 다문화 가정에 대해 더욱 따뜻한 시선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31일 종로구 보신각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함께 꿈과 희망을 담아 33번의 타종으로 새해를 밝힐 예정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