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진 및 코스닥 등록 실패 등 갖은 시련에도지지않는 꽃처럼 꿋꿋이 버티고 있는 유명 IT(정보기술) 기업인들을 지칭해 최근 업계에서 `IT 오뚝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고 있다.
IT 오뚝이는 초기에 사업이 번성하면서 대기업 경영인들에 버금가는 유명세를 얻은 뒤 사업 부진으로 인해 입지가 좁아졌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끈질기게 재기의 몸부림을 치는 벤처 기업인들을 가리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IT오뚝이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인물은 한글과 컴퓨터[030520]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전하진(46) 씨.
지난 98년 한글과 컴퓨터 CEO로 벤처업계에 데뷔한 전 사장은 닷컴 열풍을 타고 TV광고에도 등장하는 등 한때 두각을 나타냈으나 닷컴 거품이 빠지자 실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2001년 9월 사장에서 물러나 자회사인 네띠앙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회원수가 줄어들고 신규사업으로 내세운 노래방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2003년 8월 포털사업 경영권을 손운수(35) 전 로토토 사장에게 넘기고 자신은 오프라인 노래방 사업을 맡아 사실상 2선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그는 최근 국내 벤처기업들의 해외 사업을 지원하는 인케코퍼레이션 설립을 주도하면서 활동을 재개했다.
온라인 결제업체인 이니시스[035600]의 이금룡(53)사장은 IT 오뚝이군에서는 노병(老兵)으로 통한다.
`인터넷 전도사'로 불리는 이 사장은 인터넷 경매업체인 옥션 사장을 지내다가당시 수익성 악화 및 이 회사의 대주주인 이베이와 갈등이 겹친 끝에 현직에서 물러난 뒤 이니시스의 대표 이사로 영입됐다.
이어 지난 2003년 10월 자신이 몸담았던 옥션에 맞서 마켓플레이스 포털인 온켓을 개설해 업계의 관심을 끌었지만 결국 실적부진으로 온켓을 조만간 다음에 매각할예정이어서 향후 사퇴를 포함한 그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 사장에 앞서 한컴의 창업자로 명성을 날리던 이찬진 사장도 불운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화려한 재기를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기업인이다.
아래아한글로 유명한 한글과컴퓨터를 창업하면서 `한국의 빌 게이츠'라고까지 불리던 이 사장은 지난 99년 한글과 컴퓨터의 실적 부진 및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자신의 분신이나 마찬가지였던 이 회사에서 나와 포털업체인 드림위즈를 창업했다.
창업 이후 몇년간은 실적이 계속 적자로 이어져 힘든 나날을 보냈지만 결국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이 사장은 이에 힘을 얻어 2002년 9월 코스닥에 등록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그러나 코스닥위원회로부터 심사 보류를 통보받았고 이듬해 4월 등록 예비심사를 재청구했으나 회계감사를 담당한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가 갑자기 자살하면서 심사가 다시 연기되면서 결국 12월 심사 청구를 자진철회한 바 있다.
이 사장은 하지만 지난해 9월 커뮤니티 포털 인티즌(intizen.com)의 인터넷 관련 서비스를 인수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