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달 사이 중국증시가 폭락함에 따라 중국 정부가 시장개입을 통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 도화선이 됐다.
14일(미국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를 연결하는 후강퉁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7거래일 연속 투자금을 빼냈다. 작년 11월 후강퉁이 처음 시작된 이후 최장기간 외국인 자금이 순유출된 것이다. 스위스 소재 자산운용사 GAM의 마이클 라이 투자책임자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규제당국은 처음에는 수조위안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허용해 엄청난 주가 거품을 일으키더니 이후에 거품이 터졌을 때 개입해 이전의 시장 개혁 노력을 되돌려 “양쪽 발을 모두 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상장사 절반의 거래를 정지시켜 A증시를 사실상 투자가 불가능한 시장으로 바꾼 것이 결정타”였다고 덧붙였다. 중국 공산당 정부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이른바 ‘금융 공산주의’를 신뢰할 수 없다는 뜻이다.
전날 기준으로 전체 상장사 가운데 28%인 765곳의 거래가 여전히 정지 상태다. 증권사 CLSA의 프랜시스 청 전략책임자는 예상치 못한 거래 정지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증시 매수를 꺼릴 것이라면서 “기관 투자자들은 수탁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A증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12일 연고점 대비 24%, 선전종합지수는 32% 하락했다. 중국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MSCI 신흥국 지수 등 글로벌 대표지수에 중국증시가 편입될 가능성도 낮아졌다. 라이 책임자는 “중국 중앙은행이 지난달 말 기준금리를 인하한 순간 정책 담당자들이 시장 통제력을 잃었다고 느꼈다”면서 “그러고 나서 A증시 투자분을 대부분 처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홍콩증시에 대신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의 시장 개입은 이미 ‘알려진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LGM 인베스트먼트의 스티븐 마 중국증시 책임자는 “국제 투자자로서, 정부의 개입을 크게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중국이 완전한 자유 시장이 아닌 국가계획경제라는 것운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