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소금 이야기

뉴욕타임스의 음식 칼럼니스트 ‘마크 쿨란스키’는 자신의 저서 ‘소금’에서 인류사를 ‘하얀 황금의 역사’라고 표현했다. 이것은 고대제국에 있어서 소금이 국가 권력 유지의 주요 요소였음을 강조하는 말이다. 소금 때문에 일어난 전쟁도 많았다. 프랑스 대혁명에 불을 붙인 것도 소금폭동이었고 미국 독립전쟁을 격화시킨 것도 영국의 소금봉쇄 조치 때문이었다. 소금은 이처럼 과거나 현재나 인류 생존의 필수품이기 때문에 양질의 소금을 확보할 수 있다면 그 나라 그 국민의 큰 복이라 하겠다. 소금 중에는 아무래도 천일염이 최고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건강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세계 제일의 소금으로 알려진 프랑스 게랑드 천일염을 수입해서 사용한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의하면 전남 서해안에서 생산된 천일염이 게랑드 소금과 비교해 전혀 손색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네랄 함량과 맛을 따지면 오히려 우리 소금이 우수하다는 분석이다. 염전의 규모도 1,800㏊인 게랑드 천일염전의 1.7배인 3,000㏊에 달한다. 말하자면 전남 서해안은 세계 최고급품 소금을 생산하는 최대의 공장인 셈이다. 우리는 이 좋은 자원의 가치를 한동안 잊고 있었다. 외국산 저질 흰소금에 현혹돼 천일염을 천덕꾸러기로 취급해왔다. 그동안 ‘염관리법’에서 천일염을 식품으로 인정하지 않고 광물로 취급해온 것이 주 원인이었는데 이번에 입법예고된 법 개정안에 따라 식품으로 인정받게 됐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전국 소금 생산량의 82%가 우리 전남 해안의 갯벌에서 나고 있다. 확실히 비교우위를 갖는 전남만의 독특한 자산이고 블루오션 분야다. 우리 도에서는 앞으로 소금생산특구를 지정하는 등 산업화 기반을 다져서 친환경 천일염 생산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세계에서 건강에 가장 좋은 소금을 먹고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전남 소금산업 육성의 목표다. 일본은 전남 천일염을 수입, 조금 가공해서 우리보다 10배 이상을 받고 있다. 프랑스산 소금은 우리의 60배나 되는 가격에 팔린다. 한국의 천일염을 조금만 관리한다면 국제시장을 노릴 수 있는 큰 수출상품으로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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