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순 이후 이어졌던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2,000선에 안착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3ㆍ4분기 실적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진 상황에서 시가총액이 큰 IT와 자동자 등 경기 민감업종들의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이익이 개선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들 업종의 주가도 오름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4ㆍ4분기까지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면 연내 2,200포인트 돌파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123개 업체의 3분기 매출액은 426조5,789억원, 영업이익은 34조6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4% 증가한 수준이며 영업이익은 14.42%나 늘어난 금액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IT, 통신서비스, 경기소비재 업종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IT업종은 영업이익이 11조9,296억원으로 43.7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고 통신서비스(42.35%), 경기소비재(14.55%) 등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에너지(-13.87%), 소재(-9.09%), 금융(-6.85%)업종은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같은 최근 영업이익 예상치는 지난 8월달에 비해서는 다소 떨어진 수치다. 8월 초와 비교하면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2.18% 하향 조정됐다. 유틸리티(-22.53%)가 비교적 최근 예상 영업이익이 많이 줄었고 필수소비재(-5.49%), 금융(-3.37%), 통신서비스(-2.79%) 등도 기대치가 다소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실적 기대치가 최근들어 충분히 낮아졌기 때문에 3분기 기업들의 영업이익 발표 결과는 예상치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현수 IBK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팀장은 "전자와 자동차 부분의 7~8월 실적이 긍정적인데다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져 3분기에는 전망치와 부합하는 실적이 나올 것"이라며 "4ㆍ4분기 실적까지 예상치(37조원)와 부합하게 나온다면 외국인뿐만 아니라 차익실현을 해오던 기관들까지 가세해 연내 2,200포인트까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실적 장세에 맞춰 ITㆍ자동차 업종과 같은 경기소비재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나라의 수출비중이 높은 중국ㆍ미국ㆍ유럽 등의 경제지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긍정적"이라며 "수출과 관련된 ITㆍ자동차 업종 등의 경기민감주가 실적도 예상대로 잘 나올 것이고 주가도 기대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원화강세 때문에 수익성을 우려하는 경우도 있지만 급하게 환율이 떨어지지 않은데다 우려했던 만큼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별 종목별로도 IT와 경기소비재 업종에서 흑자전환하거나 큰 폭으로 실적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가 많이 나왔다. SK하이닉스는 최근 D램 가격 급상승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됐고 베이직하우스, 위메이드 등도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KH바텍, 우전앤한단, 액토즈소프트, 인터파크 등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반면 산업재, 금융 종목들은 전년도 동기에 비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GS건설은 저마진 해외 수주 때문에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며 현대미포조선도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삼성생명(-53.73%), 대우증권(-49.61%), 현대중공업(-46.76%), 삼성엔지니어링(-44.29%) 등도 40% 이상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
박기현 동양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산업재와 금융업종이 실적은 좋지 않지만 업황이 살아나고 있어 관심을 가질 만하다"면서 "은행업종의 경우는 시중금리 상승과 달러강세에 따른 업황 회복으로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종 역시 최근 수주 모멘텀으로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