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법 집행, 여성 특유의 섬세함 살릴것"

서울지방국세청 여성들로만 구성 '세무조사팀' 가동

다음주부터 가동될 여성세무조사 팀원들이 조사대상업체의 거래형태를 분석·논의하고 있다. 김정순(가운데) 조사반장을 제외한 일반 조사팀원의 얼굴과 이름은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는다는 관행에 따라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 안에 여성 6명으로만 구성된 '세무조사팀'이 본격 가동된다. 그동안 세무당국의 핵심인 조사업무에 일부 여성들이 배치돼 보조업무를 해오던 것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한 주력 조사요원으로 발탁됐다는 점에서 세무당국 안팎의 관심이 높다. 국세청은 오는 28일자로 정기 인사를 단행하면서 반장에서부터 반원까지 모두 여성들로 구성된 조사팀을 구성해 서울청 조사2국에 배치했다. 정부 내에서 여성들로만 구성된 조직은 서울지방경찰청 소속의 여경기동단에 이어 두번째다. 이들은 앞으로 산부인과나 성형외과ㆍ피부관리실ㆍ고급의상실 등 남성보다는 여성이 조사하기에 적합한 여성특화 분야를 전담할 예정이다. 서울청 조사2국 내 신설되는 '여성 조사팀'은 젊은 세무대학 출신을 중심으로 세무사, 미국공인회계사(AICPA), 조세범전문요원, 국제조사전문요원 자격 보유자 등 최우수 인력으로 구성됐다. 팀장인 한숙향(48ㆍ5급)씨는 본청과 서울청의 국제조사 업무를 중심으로 10여년간 조사국에서 근무했으며 팀원 중 맏언니이자 조사반장 역할을 맡게 된 김정순(48ㆍ6급)씨는 지난 2002∼2004년 서울청에서 자료상 단속 등 특별조사 경험을 쌓았다. 김씨는 "여성의 부드러움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세법을 엄격하게 집행해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지면서 "개인적으로 명예이지만 여성 동료, 후배들에게 좋은 사례를 남겨야 하는 부담감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6급 김모(34)씨는 미국공인회계사(AICPA) 자격증 소지자이고 7급 김모(36), 백모(30)씨와 막내인 8급 김모(25)씨까지 팀원들은 평균 5년간의 조사업무 경험이 있으며 세무사 자격증을 갖고 있거나 조세범 전문요원 등 내부 교육을 마쳤다. 송광조 조사기획과장은 "이번 인사가 여성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여성의 잠재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자는 취지"라며 "앞으로 성과를 봐가며 점차 다른 지방청에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달 현재 국세청 직원 가운데 여성인력은 28%인 4,903명. 최근 선발한 9급 인력(594명) 가운데 여성 비중은 절반이 넘는 300명에 달한다. 이처럼 여성의 진출이 두드러지면서 이제는 여성 인력을 활용하지 않고서는 조직이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국세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앞으로 일정기간 여성 공무원을 선택적ㆍ집중적으로 관리해나갈 계획이다. 국세청은 그러나 여성들의 실력이 충분히 배양된 이후에는 남녀 성별에 관계없이 업무 능력과 성과에 따른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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