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에어쇼 50만 인파의 의미(사설)

국내는 물론 동북아지역에서 최초로 열린 「서울 에어쇼 96」이 일주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7일 폐막됐다. 2백14개 국내외 업체들이 참가해 최첨단의 항공기술을 선보인 이번 행사에는 선진국 에어쇼의 통상 관람객보다 배이상 많은 50여만명의 관람객이 몰려들었다.국내 최초인데다 공중묘기 등 풍성한 볼거리가 제공된 탓도 있겠지만 이처럼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이번 행사가 거둔 최대의 성과로 평가된다. 이번행사 관람객들중 특히 학생층이 많았던 것은 미래산업으로서의 항공기산업의 중요성과 더불어 매우 고무적이며 주목되는 현상이다. 이들의 과학마인드를 가꾸어 주는 것은 정부의 과제이다. 이번 에어쇼의 또다른 성과는 현재 80%이상으로 미국일변도인 항공기술 획득선을 보다 다변화해 미국편중에서 비롯되는 부진한 기술이전·독점적 가격체계 등의 부작용을 더는 계기가 될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항공기산업은 20여년이라는 결코 짧다고만 할수없는 연륜을 갖고있다. 다른 산업이라면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고도 남았을 세월임에도 국내항공산업은 아직도 유치단계를 벗지 못하고 있다. 이번 행사도 국내 기업들은 변변히 판촉할 물건이 없어 주로 외국기업들의 판촉무대로 이용됐다. 또 외국기업들의 판촉활동도 우리나라의 차차세대 전투기사업을 겨냥한 군용기 분야에 치중, 에어쇼의 본질이 손상된 면도 없지 않았다는 평가이다. 우리나라 항공기 산업이 낙후된 배경은 대규모 투자와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산업이어서 우리 수준으로는 따라가기 힘든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수시장이 협소하고 개척이 안돼 투자를 주저하게된 측면도 있었다. 대기업들도 과잉·중복투자의 비판속에서 자동차나 철강산업에의 투자에는 열을 올리면서도 항공산업투자는 상대적으로 외면해왔다. 그 결과 국내 항공업체들은 기술도입도 여의치않아 단순조립수준을 넘지못하는 군용기사업에 매달려 무기중개상 역할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 항공산업육성을 위한 정부의 정책의지도 오락가락했다. 항공산업의 국내시장 여건도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다. 자동차보다 싼 헬기가 개발되는가 하면 헬기로 출퇴근하는 시대도 다가오고 있다. 기업과 정부는 이같은 시대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이번 에어쇼에 50만인파가 몰린 의미를 제대로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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