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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와 페어웨이는 씨름장과 놀이터로 변신해 어린이들을 포근히 감싼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골프장은 함성과 낭만이 있는 한류 공연장이 된다.
대표적인 골프장 개방행사인 그린콘서트가 오는 30일 경기 파주의 서원밸리 골프장에서 막을 올린다.
지역주민 축제로 시작한 그린콘서트는 이제 국내를 넘어 해외 관광객까지 불러모으는 한류 문화 이벤트로 발전했다. 처음 열린 지난 2000년 1,500여명이었던 관람객은 지난해 4만명이 넘었고 지난해까지 누적 인원 24만여명이 다녀갔다. 지난해에는 일본과 중국·동남아시아·미국·유럽 등지에서 2,000여명의 한류 팬들이 이곳을 찾았다.
밀려드는 인파에 행사 1~2주 전 주변 숙박시설의 예약이 끝나고 식당과 택시가 행복한 비명을 지를 정도로 지역경제에 반짝 특수도 안긴다.
출연진은 여느 K팝 콘서트가 부럽지 않게 화려하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아이돌 그룹 EXID와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걸스데이·비투비·히스토리·소년공화국·허각·정동하·서인영·홍진영·신보라·남궁옥분·권인하·박학기·유리상자 등이 무대를 꾸민다. 장애우 가수 김혁건은 감동의 선율을 들려준다.
무료 입장과 자선·가정의 콘셉트에는 변함이 없다. 골프장은 이날 정오부터 개방되며 콘서트에 앞서 오후1시부터 캘러웨이골프 주관의 장타·어프로치 경연대회와 골프용품 할인 판매, 그리고 어린이 씨름대회와 사생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코스 곳곳에서 열린다.
먹거리 장터에서는 서원밸리 골프장 계열사인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지원하는 우동, 구운 감자, 막걸리 등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도 있다. 각종 이벤트와 장터 판매로 모금한 금액은 모두 파주 보육원과 광탄면, 사랑의휠체어보내기 운동본부 등에 전달된다. 골프장은 5억원 가까운 토요일 하루 매출을 포기하고 회원들도 자부심을 갖고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골프장 문턱을 낮추고 골프를 대중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