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경, 2주연속 '메이저컵' 품다

서희경이 25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GC 하늘코스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KB국민은행 스타투어 그랜드파이널 대회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다. /KLPGA제공

"정말 힘들게 승리했네요. 경기를 보신 분은 재미 있으셨죠?" '메이저퀸' 서희경(23ㆍ하이트)이 아마추어 장하나(17ㆍ대원외고)의 끈질긴 추격을 물리치고 2주 연속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 1억원을 보탠 서희경은 상금랭킹에서 유소연(19ㆍ5억5,900만원)을 제치고 선두(5억6,800만원)로 올라섰고 다승(4승)도 유소연과 공동선두로 뛰어오르며 KLPGA대상, 다승, 상금왕의 시즌 3관왕에 성큼 다가섰다. 또 올해 열린 4개 메이저대회 가운데 3개 대회의 우승컵을 품에 안으며 '메이저퀸'의 입지도 다졌다. 25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GC 하늘코스(파72ㆍ6,555야드)에서 열린 KB국민은행스타투어 그랜드 파이널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서희경은 버디4개, 보기1개로 3타를 줄여 16언더파 272타로 우승했다. 서희경은 이날 첫홀부터 3개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초반에 승부를 뒤집었다. 단독선두였던 장하나는 첫홀에서 버디를 낚았지만 2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서희경에 선두자리를 내줬고 경기중반 2타차까지 벌어졌다. 서희경은 이후 12개홀 연속 파행진을 이어오며 승기를 굳힐 기세였지만 3개홀을 남기고 위기를 맞았다. 장하나가 16번홀(파3)에서 10m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1타차로 추격해온 것. 장하나와 같은 조에서 경기를 펼친 서희경은 16번홀 그린에서 1.5m 파퍼트를 시도했지만 볼이 홀을 외면했다. 서희경이 16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장하나와 공동선두가 됐고, 2개홀을 남기고 승부는 안갯속에 가려지게 됐다. 서희경은 17번홀(파4)에서 다시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었다. 두번째 샷을 홀 0.1m에 붙이며 가볍게 버디를 낚아 1타차 단독선두에 복귀한 것. 하지만 18번홀(파5)에서 티샷 실수로 볼이 벙커에 빠졌고, 페어웨이우드로 때린 벙커샷도 벙커의 턱에 맞아 20여m 날아가는 데 그쳤다. 4번째 샷으로 그린에 올렸지만 홀까지의 거리는 3m 가량으로 쉽지 않았다. 파 퍼트를 실패하면 연장전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서희경은 차분하게 퍼터를 밀었고 볼은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갔다. 서희경은 "장하나가 아마추어인데도 시원하게 잘 친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따라오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명승부의 소감을 밝혔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2003년 송보배 이후 6년 만에 KLPGA 메이저 우승을 노렸던 장하나는 2위(15언더파)에 오르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장하나는 지난주 열린 하이트컵챔피언십 3위에 이어 메이저 2개 대회 연속 상위권에 오르며 KLPGA 프로선수들에게 '아마추어 경계령'을 내렸다. 오안나(20ㆍ동아회원권)가 3위(12언더파)에 이름을 올렸고, 유소연이 김하늘(21ㆍ코오롱엘로드)과 함께 공동4위(11언더파)로 경기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