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52는 행마의 리듬을 구한 수순이다. 이 수로 그냥 53의 자리에 꼬부리면 백이 일방적으로 고단한 전투가 된다. 쌍방이 상대를 단수로 급박하게 몰고 가는 양상이 벌어졌다. 축도 아니건만 축의 형태로 몰고 있다. 상대를 단수로 모는 다음 순간 자기의 돌도 단수로 몰리는 숨막히는 백병전이다. 흑61까지는 절대의 수순이다. 다음 백62가 어려웠다. 밀착분석팀의 이시다 아키라는 참고도1의 백1 이하 9를 판 위에 늘어놓고 껄껄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만 된다면 장쉬의 불계승입니다.”(이시다) “다카오가 누군데 그런 쉬운 함정에 빠져 주겠어요?”(양자위옌) 흑은 필시 손을 돌려 참고도2의 흑2로 몰아버릴 것이다. 백3으로 따내지 않을 수 없을 때 흑4로 전개하면 이 절충은 흑이 다소 편해 보인다. 장쉬는 실전의 62로 모는 길을 선택했다. 백은 66으로 잡고 흑은 67로 잡아서 전투는 일단락되었다. 양자위옌 9단은 백66으로 가에 머리를 내미는 방식도 가능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흑이 67의 자리에 두면 백은 69의 자리에 몰고 다시 나로 몰면 축머리가 백에게 유리하므로 중원의 주도권을 백이 갖게 된다는 것이 그 주장의 취지였다. 그러나 실리로는 백이 손해이므로 장쉬는 이 그림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한다. 백68은 독특한 취향. 실리로 다소 이득이라고 장쉬는 생각한 모양인데 이시다 아키라는 그냥 다에 삭감하는 것이 정수라고 주장했고 고마쓰와 양자위옌도 찬성이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