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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도박꾼보다 재빠른 홍콩 증시 투기세력

카지노업체 자금악화說에 공매도 물량 마구 쏟아내<br>홍콩 상장 6개 업체 주가 사흘새 평균 30% 떨어져

최근 홍콩 금융계에서는 증시 투기세력들이 카지노의 도박꾼들 이상으로 발빠르게 움직이면서 판정승을 거뒀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중국 지하금융이 제공해왔던 도박 자금줄에 비상등이 켜지면서 마카오 카지노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하자 이들 주식에 대한 공매도가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는 샌즈 차이나 등 6개 마카오 카지노 업체의 주가는 지난달 30일부터 급락세를 보여더니 사흘 사이에 평균 30% 떨어지며 모두 1,355억홍콩달러 어치의 시가총액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주가 급락을 타고 이익을 챙기겠다며 상당한 물량의 공매도 주문이 쏟아져 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공매도란 특정 주식이 급락할 것으로 보고 해당 주식을 빌려 투자한 다음에 주가가 급락하면 이를 되사서 갚는 방식으로 이득을 챙기는 행위를 말한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를 타고 유럽 은행주 등을 겨냥한 공매도가 기승을 부리자 일부 유럽국가들은 시장 안정을 위해 일정기간 공매도를 금지하는 극약처방을 내리기도 했을 정도다. 물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공매도 금지조치의 구체적인 효과를 놓고 논란을 빚고 있는 상태다. 가뜩이나 글로벌 경제 침체에다 중국 본토 경제 경착륙 우려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홍콩 증시에 공매도 물결이 확산되자 홍콩 소재 증권사들은 최근 홍콩 당국에 공매도를 아예 금지하거나 제한할 것을 촉구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홍콩 당국은 시장에 개입할 경우 오히려 자연스런 투자흐름을 해치고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시하고 있다. 이 같은 자금경색 우려에도 마카오 카지노는 아직까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라스베가스 카지노를 제치고 세계 최대 카지노 시장으로 부상한 마카오 카지노는 올해 라스베가스 시장보다 5배 이상 많은 매출을 보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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