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대형 정보기술(IT)주의 선전에 힘입어 급락 하루 만에 소폭으로 반등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전반적으로 매도에 치중하면서도 대형 IT주에 대해서는 매수에 주력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대형 IT주 매입은 실적개선 전망 때문이다. 삼성전자 등 대형 IT 기업들은 2ㆍ4분기 중 만족할 만한 실적을 거둔 데 이어 이런 기세가 최소한 올 3ㆍ4분기까지는 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주가 상승 여력도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IT주 반등 주도=24일 주식시장에서 전기전자업종은 전일보다 83.12포인트(1.44%) 오른 5,836.70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전체 업종 중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0.87%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하이닉스(3.72%), 삼성전기(3.52%), 삼성SDI(3.23%), LG전자(3.15%), LG디스플레이(2.72%) 등은 시장수익률(0.24%)을 크게 웃돌았다. 2ㆍ4분기 어닝시즌 기대감이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하며 대표적인 수출기업인 대형 IT기업의 매력을 높여준데다 그동안 다른 업종에 비해 주가가 부진했던 탓에 저가매수세를 불러일으켰다. 수급면에서는 장기간 매도에 치중했던 기관이 선별적인 매수에 나선 가운데 외국인 매수세도 가세했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2ㆍ4분기 실적기대감이 부각된 상황에서 기관이 대형 IT주를 선별적으로 사들이고 있는데다 원ㆍ달러 환율 상승에 힘입어 영업 여건도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지난 4월 이후 전반적인 상승 흐름에서 소외됐던 것도 밸류에이션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2ㆍ4분기 실적개선 기대감 높아=대형 IT기업들은 2ㆍ4분기 중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시장에는 대형 IT 기업들이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도는 성과를 발표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2ㆍ4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컨센서스는 8,309억원(전 분기 대비 462.77% 증가) 수준이다. 연초만 해도 컨센서스가 4,000억원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6개월 만에 두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LG전자의 경우 2ㆍ4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18.8% 늘어난 5,194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연초만 해도 LG전자가 3ㆍ4분기에나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하이닉스도 당초 5,0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 컨센서스는 2,500억원의 적자로 축소됐다. ◇최소 3ㆍ4분기까지는 어닝 모멘텀 작용할 듯=실적개선에 힘입어 주가 상승 여력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3ㆍ4분기까지는 어닝 모멘텀이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수익성이 높아지는데다 주가도 저평가된 것으로 지적된다. 더욱이 미국증시가 전반적인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노키아ㆍ마이크로소프트(MS) 등 IT주들은 양호한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는 점도 플러스 요인으로 꼽힌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실적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과정으로 IT주는 여전히 싸다는 게 강점”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가도 추가로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