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의 잠재성장률도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4일 내놓은 '포스트 차이나 시장이 무역 강국 기반이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2010~2020년 중국 성장률 하락에 따라 한국의 잠재성장률도 같은 기간 0.9%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에 존재하는 모든 생산자원을 최대한 활용했을 때 달성 가능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다.
보고서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전망한 중국의 중장기(2010~2030년) 성장률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했다. ADB는 중국의 성장률이 지난 2000~2010년 10.3%로 정점을 찍은 뒤 2010~2020년 8%, 2020~2030년 6% 등 계속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한국이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현재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대 중국 수출/국내총생산)는 2010~2011년 기준 약 13%에 달한다. 말레이시아(15%)를 제외하고는 아시아 주요국 중 가장 높다.
중국이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구가할 수 없는 이상 우리 경제의 성장도 하락압력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보고서는 현재의 국제분업구조와 산업구조에 변화가 없다고 가정한다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중국 경제성장률 하락에 따라 2000~2010년 4.3%에서 2010~2020년에는 3.4%, 2020~2030년에는 2.6%까지 악화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보고서는 "중국 경제가 성숙단계에 돌입하는 상황에서 중국에 의존해 성장하는 구조는 한계가 있다"며 "제2의 중국 시장 발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목해야 할 신흥시장으로는 ▦남미 ABC(아르헨티나ㆍ브라질ㆍ칠레) ▦밧 경제권(태국ㆍ캄보디아ㆍ미얀마ㆍ베트남 등) ▦걸프협력회의(GCCㆍ사우디ㆍ쿠웨이트ㆍ아랍에미리트ㆍ카타르 등) ▦서아프리카 경제협력체(ACOWASㆍ가나ㆍ감비아ㆍ기니ㆍ나이지리아 등) 등을 꼽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 차원의 외교ㆍ경제협력과 함께 신흥시장 고유의 투자환경과 위험을 파악해 목적에 맞는 단계적인 진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