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125.95포인트(0.89%) 상승한 14,253.77포인트로 장을 마감하며 2007년 10월9일 기록했던 종전 최고치인 14,164.93포인트를 넘어섰다. 금융위기로 주가가 폭락했던 2009년 3월(6,547.05포인트)에 비교하면 116%가 급등한 것이며 올 들어서도 9% 가까이 올랐다.
NYSE와 나스닥을 대표하는 500개 종목의 주가지수를 나타내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14.59포인트(0.96%) 상승하며 5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까지는 1.6%를 남겨두고 있다. 나스닥지수도 42.10포인트(1.32%) 뛴 3,224.13포인트로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 같은 뉴욕증시의 상승의 원동력은 기업의 실적개선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다우 30개 종목의 올해 이익 규모는 전년에 비해 9.2% 증가하고 내년에도 9%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S&P500에 속한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현재 19.9%에 달한다. 지난해 8월의 경우 20.7%까지 치솟아 1998년 이후 가장 높았다.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초저금리와 억제된 임금 상승이 기업 이익 증가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FRB는 이 기간에 세 차례의 양적완화를 통해 2조3,000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시중에 풀었다. 특히 FRB는 발행되는 미 국채의 70~80%를 거둬들임으로써 투자자들을 위험자산으로 향하도록 유도했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대두됐던 '재정절벽(fiscal cliff)'의 우려가 다소 해소되면서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톰슨로이터는 올 들어 불과 8주 만에 미국 주식형 펀드에 220억달러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했다.
4,000억달러를 굴리는 알리안츠글로벌의 스콧 미그리오리 최고투자책임자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도 투자하기를 원치 않던 시장에서 모든 사람들이 뛰어드는 시장으로 변했다"며 "투자자들이 FRB가 시장을 든든히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증시의 주가가 올랐지만 기업 이익과 비교하면 여전히 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은 S&P500을 기준으로 13.6을 기록해 20년 평균치인 15에 비해 낮은 편이다. 정보기술(IT) 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 1월의 경우 이 비율은 30에 달했다.
그러나 현 미국 경제의 상황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주식시장 사이에 큰 괴리가 있어 추가적인 상승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팽배하다. 최근 연방정부의 자동 예산삭감을 의미하는 '시퀘스터(sequester)'마저 시작돼 올해 미국의 성장률은 2%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업률도 7.9%로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FRB가 매월 850억달러에 달하는 국채와 모기지채권의 매입 규모를 줄인다면 긴축에 대한 불안감이 투자자들을 얼어붙게 만들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CNBC에 따르면 유명 헤지펀드인 스탠리 드러켄밀러 듀케인캐피털 설립자는 "현재의 주식 파티는 야구로 따지면 7~8이닝까지 온 상태"라며 주식시장의 랠리가 조만간 종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가 다시 고조된다면 조정이 시작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등장했다. 파이퍼제프레이증권은 올해 앞으로 남은 동안 10%의 조정이 예상되고 상승-조정-반등의 국면이 그려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