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부터 서울 택시요금이 2,900~3,100원으로 지금보다 500~700원 오른다. 또 기본요금 인상폭에 따라 시계외(市界外) 할증요금제가 부활되고 심야할증 시간도 1시간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된다.
서울시는 27일 255개 법인택시조합의 3년치 운행, 경영실태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운송원가를 분석해 현재 2,400원인 택시 기본요금을 2,900원ㆍ3,000원ㆍ3,100원 중 하나로 인상하는 조정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최종 기본요금은 시의회 논의와 물가위원회 검토를 거쳐 확정되며 10월 초부터 적용된다.
서울시는 기본요금을 3,000원으로 하고 지난 2009년 폐지됐던 시계외 할증요금제를 다시 도입하는 방안을 기본안으로 제시했다. 시는 기본안을 적용하면 요금 인상률이 10.5%라고 밝혔다.
다른 안은 기본요금을 2,900원으로 하고 시계외 할증요금제를 도입하면서 심야할증 적용시간을 오후11시로 1시간 앞당기는 것으로 인상률은 9.3%다. 기본요금을 3,100원으로 정하고 시계외 요금할증제 도입이나 심야시간 조정은 하지 않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는데 이 안의 요금 인상률은 11.8%다.
기본 인상안을 기준으로 할 경우 사당역에서 과천 정부청사까지 6.89㎞를 가는 데 기존에는 5,800원이 들었지만 10월부터는 7,000원을 내야 한다. 특히 자정 이후 심야할증이 적용되면 요금은 7,600원이 된다.
사당역에서 과천의 경우 시계외 거리가 4.68㎞에 불과해 시계외 할증이 비교적 덜 붙었지만 시계외 거리가 길면 길수록 요금폭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루 평균 택시 이용자는 150만명으로 오후9시부터 다음날 오전2시까지 이용자는 5만명이 넘는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시계외 할증이 적용되면 경기도로 넘어 가는 장거리 승객들이 불리하다"고 말했다.
4년 4개월 만의 요금인상이라고 하지만 10%대 인상은 물가상승률보다 3배나 많아 체감인상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으로 가스 등 에너지 분야의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택시 기본요금이 3,000원 안팎으로 오르면 가계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택시요금 인상이 택시업계의 배만 불리고 택시 운전자들은 이익이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택시업계의 방만경영이나 부채감축 등의 자구 노력 등이 강도 높게 선행돼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택시업계가 자구 노력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은 원가에서 배제하고 요금인상안을 마련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