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과정에서 벌써부터 다양한 '꼼수'가 등장하고 있다.
강원도가 추진하고 있는 동서고속화철도(춘천~속초)가 대표적인 사례다. 5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달 초 춘천~속초 철도의 대안노선을 찾는 내용의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춘천~속초 노선으로는 도저히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판명되자 아예 이를 우회하는 다른 노선을 찾아보자고 나선 것이다.
이 노선의 조기 착공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역 공약으로 그동안 예비타당성조사를 두 차례 거쳤으나 번번이 통과하지 못해 취소사업 1순위로 거론돼왔다. 국토부 고위관계자는 "강원도 의원들이 관련 용역 예산을 편성해 검토작업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춘천에서 서울로 연결되는 경춘선의 종점도 현재 상봉역에서 용산역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동시에 들여다볼 방침이다. 예비타당성평가 점수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국비 부담이 원칙인 철도ㆍ도로 사업에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동서고속화철도 역시 BTO(Builld-Transfer-Operate) 방식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BTO는 민간이 자본을 들여 도로나 철도와 같은 공공시설을 지은 뒤 직접 이를 운영해 수익을 내는 투자방식이다.
이 경우 사용요금을 기존 시설보다 올려 잡아야 수익을 낼 수 있는데 정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기재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SOC 사업을 모두 국비와 지방비로 충당해 해결하기는 어렵다"면서 "요금이 일정 수준 이상 비싸더라도 수요가 있다면 민간자본의 참여를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재부와 국토부ㆍ한국개발연구원(KDI) 등으로부터 '경제성 없음' 판단을 받았던 상당수 교통 분야 지역 공약이 민자지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