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계등 줄줄이 요금인상 '한탕주의' 불보듯2002 한일 월드컵이 자칫 내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지나친 요금을 강요하는 ‘바가지 월드컵’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근시안적인 한탕주의를 자제하고 정부와 시민단체가 부당요금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월드컵 기간동안 일시에 관광객이 폭주하면서 숙박 및 운송, 요식업소들이 부족 현상을 빚어 요금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주요 경기가 열리는 일부 특정일과 지역에는 이 같은 수급불균형 현상이 더욱 심화돼 극심한 가격올리기가 판칠 전망이다.
이에 편승, 특급호텔이 내부적으로 객실료를 두배이상 올린 요금안을 마련, 시행할 태세이며 ‘러브호텔’로 불리는 장급 여관들도 객실회전율을 감안해 1일 숙박요금을 두세배 인상할 조짐이다.
지방소재 특급호텔 영업사원은 “스탠다드룸의 경우 성수기 요금의 두배가량인 21만원선으로 정했다”며 “이는 평소 요금의 세배가 넘는 가격으로 다른 호텔들도 기준요금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두배 이상으로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인기경기에 관람객이 일시에 몰리게 되면 관람객을 모두 수용하지 못해 숙박 및 음식, 운송료가 천정부지로 뛸 수 있어 월드컵조직위와 지자체의 치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월드컵조직위는 이에 대해 “월드컵 기간중 내방객 숫자는 약 40만명인데 비해 여관, 민박을 포함한 국내 총 객실수는 30만개로 2인1실을 감안하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기와 지역에 따라 일시적으로 수급불균형이 극심해지면 이 같은 통계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개막식과 함께 중국인들이 집중적으로 몰릴 중국팀 경기가 열리는 날에 이 같은 과밀현상이 더욱 심화, 최악의 ‘바가지 월드컵’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
서귀포시의 경우 6월 8일 중국- 브라질전이 밤 10시 30분께 끝나게 돼 관람객 모두가 서귀포시에도 숙박을 해야 한다.
하지만 서귀포시는 총 객실수가 1만8,491개밖에 안돼 4만명이 넘는 관람객들을 모두 수용하지 못할 형편이다.
이는 요식업소의 부족으로 이어져 음식값도 일시적으로 크게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대규모 인원이 이동하게 돼 대중교통 외에 전세버스, 택시 등의 부당요금 요구가 성행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서울지역도 내방객 집중에 따른 수급불균형으로 ‘바가지 도시’의 오명을 뒤집어 쓸 것으로 우려된다. 내방객 40만중 80~90%이상이 서울에 들르거나 하루이상 숙박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서울과 수도권의 총 객실수는 14만여실에 불과해 객실부족이 불을 보듯 확연하다.
모 여행사 사장은 이에 대해 “수요가 넘쳐나 관광요금이 올라가는 것은 자연스런 시장논리지만 터무니없이 바가지를 씌우는 행태는 미래의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효과적인 통제와 함께 시민단체 중심의 바가지 안씌우기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