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홀은 18번홀 단 한 개에 스코어는 2타차.
게다가 선두가 어니 엘스(38ㆍ남아공)라면 대부분 ‘경기 끝났다’고 생각할 상황이다.
그러나 세계 톱 프로 골퍼인 엘스가 파5의 마지막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하면서 다잡았던 우승 트로피를 놓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10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 공화국 말렐라네의 레퍼드크릭 골프장(파72)에서 끝난 유럽투어 알프레드 던힐 챔피언십이었다.
2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 홀 티잉 그라운드에 올랐던 엘스는 세컨 샷으로 온 그린을 시키려다가 해저드에 볼을 빠뜨렸다. 이때까지도 엘스의 우승을 의심하기 힘들었다. 1벌타를 받아 보기를 해도 1타차로 정상에 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볼이 물에 빠진 그린 앞까지 나가서 친 네 번째 샷이 그린을 훌쩍 넘어 건너편 연못에 또 빠지면서 일이 커졌다. 다시 벌타를 받아 6타 만에 그린에 올라선 엘스는 1.8m 더블보기 퍼트를 실패하면서 연장전 진출 기회마저 잃고 말았다.
결국 1오버파 73타의 스코어 카드를 제출한 엘스는 13언더파 275타로 1타차 2위가 됐다.
졸지에 우승자가 된 선수는 이날 4언더파 68타를 보태 14언더파가 된 존 비커턴. 그는 “준우승은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 연장전을 준비하라고 했다가 곧 축하한다고 말했다”고 어리둥절해 했다.
한편 엘스는 지난 98년 역시 유럽투어인 조니워커 클래식에서 8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섰다가 1오버파를 기록한 탓에 7타를 줄이며 추격해 온 타이거 우즈에게 연장까지 끌려가 역전패한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