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PC 업계 불황으로 메이저 PC 업체들이 잇따라 가전 부문을 강화하면서 세계 1ㆍ2위 PC 업체인 델과 휴렛팩커드(HP)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평면 TV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미 블룸버그통신이 9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델과 HP는 내년께 첫 모델을 출시할 계획으로 현재 리트온과 암트란 등 타이완 평면 스크린 업체들과 공급 가격을 놓고 협상중이다. 또 다른 PC 업체인 게이트웨이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17인치를 주력으로 평면 TV를 판매하고 있다.
주요 PC 업체들이 평면 TV 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TV와 컴퓨터의 경계선이 모호해지고 있는데다 평면 TV 시장이 매년 20% 가량 고성장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여기다 주력인 PC 시장이 3년째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는데 따른 돌파구 모색의 성격도 강하다.
델의 마이클 델 최고 경영자는 최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LCD TV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히며 그 이유를 LCD 모니터와 LCD TV와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현재 전체 TV 시장의 2%를 점하고 있는 평면 TV 시장 점유율이 2007년까진 16%로 늘어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델과 HP의 진출은 평면 TV 가격 인하 경쟁을 심화시켜 결국 평면 TV 시장의 성장 속도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 델은 “현재 평면 TV는 마진이 너무 크다”며 사업 초기 저가정책을 펼칠 것을 밝히고 있다. 일례로 샤프의 20인치 평면 TV의 경우 현재 2,000달러 선에 팔리고 있는 데 같은 크기의 도시바 브라운관 TV는 그 10분의 1인 200달러 선에 불과하다.
한편 통신은 이 같은 업계 저가 경쟁으로 삼성전자, 샤프, 소니 등 기존 선두 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