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시장이 올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증시(FTSE)의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해제와 함께 한국 증시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데다 중국 등 신흥증시가 급성장, 신흥시장 내 준선진국시장에 포함된 한국 증시가 선진국지수로 옮겨가도 FTSE의 신흥시장 지수 구성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이 같은 환경 변화에 맞춰 지난 15일 외국인 주식투자제도 개선에 대한 비공개 간담회를 연 데 이어 오는 4~5월 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FTSE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로드쇼를 벌일 예정이다. 20일 관계당국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북한 핵 문제가 타결될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국 증시에 대한 대외적인 평가가 크게 개선돼 올해 한국 증시의 FTSE 선진국지수 편입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와 함께 그동안 FTSE지수에 포함되지 않았던 중국 A시장이 지난해 신흥시장 편입 관찰 대상국으로, 신흥시장으로 분류된 폴란드와 헝가리가 준선진국시장 편입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된 점도 한국 증시의 선진국지수 편입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한국 증시의 FTSE 선진국지수 편입 여부는 9월 결정되며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중장기적으로 최대 90억달러 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추가로 유입되면서 한국 증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전망된다. FTSE 선진국지수에 편입하려면 ▦FTSE 산하 지역별 위원회의 해당 시장 평가 ▦전세계 기관투자가로 구성된 주식위원회(Equity Committee)의 관찰 대상국 지정 ▦12개월간 공식 검토 후 편입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한국은 2004년 9월 선진국시장 진입을 위한 관찰 대상국에 포함됐으나 장외거래, 공매도 규제, 분리결제, 외환자유화 항목에서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편입이 유보돼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FTSE 신흥시장에서 18.45%(2006년 6월 기준)의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이 선진국시장으로 옮겨갈 경우 신흥시장지수가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한국의 선진국시장 편입이 보류돼온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중국 A시장이 신흥시장에, 폴란드와 헝가리가 준선진국시장에 편입될 경우 지수구성 문제가 줄어들면서 한국의 선진국지수 편입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는 셈이다. 최상목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과장은 “선진국지수 편입 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 좋다”며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것만은 아니지만 외국인의 투자에 방해가 되는 제도를 적극 살펴보고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