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외국인 배만 불린 자본자유화

순국제투자 누적 평가손실 2287억 달러 달해<br>유입자본 대부분 주식·채권에 유출입 속도 신흥국보다 빨라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자본이동이 자유화된 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에서 얻은 이익규모가 국내투자자들이 외국에서 실현한 이익에 비해 2,200억달러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나라에 유입된 자본 대부분이 주식ㆍ채권 등에 투자하는 금융자본이어서 자본유출입 속도가 다른 신흥국에 비해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본 자유화 이후 한국의 자본이동 행태' 보고서를 보면 2000년대 우리나라의 순국제투자 누적 평가손실은 2,287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40개 신흥국 가운데 금액으로는 3위,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으로는 8위에 해당한다. 순국제투자는 우리나라의 해외투자(대외투자)에서 외국인의 국내투자(외국인투자)를 뺀 것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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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주식과 채권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자본유출입 위험에도 취약하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2010년 말까지 전체 외국인투자 가운데 직접투자는 17%에 불과한 반면 주식ㆍ채권 등 수시유출입성 투자비중은 83%에 달한다. 다른 신흥국의 경우 외국인 투자에서 수시유출입성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9%로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렇다 보니 외국 자본이 국내에 들어와 머무르는 시간도 신흥국에 비해 짧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본유입 규모가 최고점에서 최저점으로 떨어지는 기간이 1990년대에는 4년이 넘겨 걸렸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3년가량으로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수시유출입성 자본의 급격한 유출에 대비해 금융기관들이 자체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도록 제도적 유인을 강화하고 대외자산 운용능력을 확충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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