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주도해 내놓은 사물인터넷(IoT) 관련 의제가 회의 최초 결의로 채택됐다. 이에 따라 이재섭 카이스트 박사의 정보통신표준화(ITU-T) 총국장 선출과 더불어 한국이 앞으로 글로벌 유망 산업 가운데 하나인 사물인터넷 시장을 세계적으로 선도할 발판이 마련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3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고 있는 ITU 전권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주도한 사물인터넷 의제가 대회 최초 결의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이번 결의는 지난달 29일 실무회의 작업을 거쳐 본회의가 열리는 첫날부터 결의가 됐다. ITU 결의는 앞으로 다른 전권회의에서 폐지를 별도 의결하지 않는 한 지속적인 효력을 갖는다.
이상학 ITU 전권회의 준비기획단 부단장은 “이번 결의안 채택은 사물인터넷이 글로벌 경제는 물론 우리 삶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전 세계가 인정한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관련 세계 정책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결의된 사물인터넷 의제는 국제 민간 표준 단체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ITU가 표준 제정의 중심에 서자는 내용으로 거대기업이 이끄는 민간 표준기구에 비해 ITU에서 위상이 더 높은 우리에게 매우 유리한 조건을 부여하는 의제다. 특히 결의 내용 안에 관련 연구반 활동을 촉진하고 각종 기관들과 협력하도록 표준화총국장 역할을 명시해 이 박사 당선과 맞물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사물인터넷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모두가 기대하는 미래 최대 먹거리 사업 가운데 하나다. 현재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은 1% 미만이나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등의 확산과 더불어 앞으로는 모든 사물이 연결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분석기관 가트너는 지난해 현재 26억개에 불과한 전세계 인터넷 연결 사물 수가 오는 2020년 260억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시장 규모도 지난해 2,000억 달러에서 2020년 1조 달러 이상으로 급성장 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 부단장은 “국내 사물인터넷 산업은 우수한 ICT 인프라와 제조역량, 브로드 밴드 정책 성공 경험 등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번 결의를 사물인터넷 관련 국제표준개발과 개도국 지원 등 ITU 이행사업에 우리 정부와 기업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