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뮤추얼펀드 인기 추락] 미 금융시장 "아 옛날이여"

미 금융시장에서 뮤추얼 펀드 운영회사의 전성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불안정한 금융시장으로 높은 수익률 확보가 쉽지않는 반면 인터넷 주식거래가 확산되는 등 미 자금시장의 구조적 대변화에 따라 뮤추얼 펀드나 이 펀드를 운영하는 회사들이 투자자들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제 막 뮤추얼 펀드 시대가 개막된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이들의 인기는 지난해 부진했던 펀드 판매 실적을 보면 쉽게 짐작하고 남는다. 미국의 대형 뮤추얼 펀드인 T 로위 프라이스사는 지난해 주식 및 채권 펀드의 순 매출이 전년의 90억달러에서 지난해에는 35억달러로 곤두박칠쳤다. 또다른 대형 펀드 운영회사인 프랭클린사 역시 국제 템플턴 펀드과 뮤추얼 시리즈 펀드의 실적 부진에 따라 펀드 판매가 16억달러에 그쳤다. 97년의 150억달러에 비해 10분의1을 간신히 넘긴 셈이다. 신홍공업국 금융시장의 혼란에 따라 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줄이고 채권 시장 등으로 몰린 탓이다. 매출 부진 때문에 뮤추얼 펀드 운영회사의 주가 역시 맥을 못추고 있다. 지난해 한해 동안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500 주가지수가 20% 이상 오른데 반해 이들 회사 주식은 되레 떨어졌다. 이들은 뉴욕 증시의 고공행진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뿐이었다. ★그림참조 또 지난해 5월 주식을 공개했던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즈는 주식 공모가격이 19달러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고 뉴버거 앤 버만사는 주식공개를 연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벨리 어셋 매니지먼트사도 2주전 주당 17.5달러였던 주식이 지난 23일에는 상장후 처음으로 공모가 아래로 떨어질 정도로 고전중이다. 수년전만해도 미국 자금시장에서 뮤추얼 펀드 자체보다 펀드 운영회사 주식에 투자하는게 수익이 훨씬 높다는 속설이 있었다. 펀드와 함께 펀드 운영회사도 투자대상으로 인기가 좋았던 것. 자금매니저인 데이빗 드레먼씨는 『그런 시절이 있었지만 지난해 초 이래 모든 게 변해버렸다』고 단정한다. 세월이 지나면서 뮤추얼 펀드는 마치 블루컬러층을 위한 금융상품처럼 느껴질 뿐 벼락부자나 거부를 위한 금융상품이 아닌 것을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4년간 이들 펀드가 개인투자자들에게 수익과 함께 막대한 세금을 내게 만든 것도 투자자들의 불만이다. 이같은 인기 추락에 대해 뮤추얼 펀드사는 애써 태연자연하지만 아무래도 심사는 곱지 않다. T 로위 프라이스사의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시장이 불안했던데 따른 영향일 뿐 구조적인 문제는 아니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견해는 인터넷 주식거래 확대 등 향후 예상되는 자금 시장의 구조적 대변화로 뮤추얼 펀드 회사의 미래는 더욱 험난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미 E*트레이드 그룹, 찰스 슈왑 등과 같은 온라인 주식거래 회사들에게 펀드 회사 수중에 있던 막대한 개인투자 자금이 옮겨가기 시작했다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 미 자금시장의 한 분석가는 『사람들은 피델리티 마젤란 펀드보다는 인터넷 주식이나 헤지 펀드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분위기를 전한다.미 자금시장에도 금융상품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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