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로그룹, 그리스 개혁안 수용…구제금융 연장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24일(현지시간) 열린 화상 전화회의에서 그리스가 전날 제출한 경제 개혁 리스트를 검토한 후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을 4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은 이달 말 만료될 예정이기 때문에 연장을 위해서는 오는 28일까지 독일 등 유로존 국가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리스 정부는 전날 밤 탈세 방지 및 부패 척결을 골자로 하는 개혁 정책 리스트를 EU 집행위,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트로이카’ 채권단에 제출했다.

그리스의 개혁안은 자본가에 대한 과세와 지하경제 단속을 통해 재정 수입을 확충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개혁 리스트에는 공무원 조직 축소와 노동 개혁을 비롯해 보험이 없는 실업자층에 주거·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또한 그리스 정부는 현재 진행중이거나 완료된 공기업 민영화를 되돌리지 않기로 약속했으며 최저 임금 인상에 신중을 기하고 공공 부문 임금 시스템을 개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 좌파 정부는 정권, 언론 등과 결탁한 소수 자본가 세력인 ‘올리가르히’가 탈세와 정부조달 비리, 부동산 투기 등의 부패를 저지른다고 보고 이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지난 20일 열린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는 그리스에 대한 현행 구제금융을 4개월 연장하는 조건으로 그리스 정부에 개혁 리스트 제출을 요구했다.


그리스의 개혁 리스트는 EU 집행위원회 등 채권단 실무진의 평가를 거친 후 유로존 재무장관들에게 보고됐다.

관련기사



피에르 모스코비치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그리스의 개혁 방안은 충분히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타당한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스코비치 위원은 그리스 정부의 탈세 방지와 부패 척결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그리스의 개혁안은 구제금융을 연장받기에는 충분하지만 일부 분야에서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에 보낸 서한에서 탈세와 부패에 대한 단호한 대처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연금 정책, 부가가치세, 노동시장 등의 분야에서 그리스 정부의 분명한 개혁 의지가 드러나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IMF의 그리스 개혁안에 대한 유보적 태도는 향후 구제금융 연장 및 채무 재조정 협상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란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는 2010년부터 2차에 걸쳐 트로이카로부터 2,400억 유로(약 302조 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받고 있다. 이 가운데 EU 측 구제금융은 6월 말까지 연장됐으며, IMF의 프로그램은 내년 3월 끝난다.

그리스 정부는 EU 집행위와 ECB, IMF의 평가를 거쳐 4월 말에 72억 유로(약 9조548억 원)의 분할지원금을 받게 된다.

/디지털미디어부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