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7월 8일] 쌍용차 주부의 눈물어린 호소

“가정이 무너지고 있어요.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습니다. ” 7일 여의도에서 열린 쌍용차 노동조합의 불법 공장 점거 규탄 및 공권력 투입 촉구 결의대회. 쌍용차 및 부품 협력사, 대리점 협의회를 포함한 관련 종사자 직원 등 1만여명이 모였다. ‘쌍용차를 사랑하는 아내들의 모임’의 대표로 나선 한 주부는 “하루 일을 끝마치고 돌아온 남편을 위해 밥상을 차릴 수 있게 도와 달라”면서 “온종일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러 다니는 남편을 가슴 아파 볼 수가 없다”고 울먹였다. 그는 이어 “우리는 단지 정상 조업을 하고 노조가 불법을 저지르지 않게만 해달라고 할 뿐”이라며 “국민의 안위를 무시하는 공권력과 정부가 이토록 원망스러울 수 없다”고 호소했다. 그 흐느낌은 파도를 타고 함께 자리한 쌍용차 생산직 및 협력업체 직원들의 어깨를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석달 동안 월급이 밀린 한 쌍용차 생산직 직원은 “직원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이삿짐센터, 택배, 대리운전 등을 전전하고 있지만 최근 평택에 있는 각종 부업직 모집에 쌍용차 직원들이 몰리고 있어 이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고충을 호소했다. 이곳에서 만난 또 다른 쌍용차 직원은 “하루 일당이라도 벌기 위해 새벽 5시부터 인력 시장을 헤매고 있다”면서 “대학을 다니던 아들은 학비가 없어 휴학하고 군입대를 자청했고 아내와 딸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 각종 적금과 보험을 깨기 시작해 이제는 단 한달도 버티기 힘들다”며 하소연하는 그는 결국 눈물을 훔쳤다. 노동조합의 불법 공장 점거가 47일간 지속되고 있다. 지난 4월26일 이후 매출 손실액은 눈덩이처럼 불어 2,000억여원에 달한다. 5월 당시 청산가치보다 3,890억원이 더 높았던 쌍용차의 기업 존속가치는 꾸준히 훼손되는 중이다. 남은 자들의 정신적 고통은 산정할 수조차 없다.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가 살아남은 쌍용차 임직원 4,600여명과 협력업체 20만명을 사지로 몰아가고 있다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노조가 사측이 해고자 976명을 여러 가지 방안으로 안고 가겠다는 마지막 제안을 일찌감치 저버린 지금, 이제 쌍용차 사태 해결의 열쇠는 정부의 엄정한 법 집행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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