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ㆍ구리ㆍ알루미늄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세계 광물업체들이 그 동안 추진했던 사업다각화를 접고 본업으로 복귀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 '재특화(respecialization)'라 불리는 이런 경향은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광물제조 분야의 수익률이 크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미국의 알루미늄제조업체 알코아가 최근 플라스틱 포장업과 자동차 부품 사업을 정리하고 본업으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또 채굴량기준으로 세계 2위 금 생산업체인 뉴몬트 마이닝은 상업은행으로 진출하려던 계획을 접기로 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종합광물업체 앵글로 아메리칸도 타르막 포장재료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7월 캐나다 알루미늄업체인 알칸을 인수한 호주의 광물업체 리오 틴토사는 알칸의 비주력사업을 모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며, 알칸의 경쟁사이자 한 때 이를 인수하려 했던 알코아도 플라스틱 포장업 등 비관련 사업을 8억6,700만달러에 정리하기로 했다. 노르웨이의 광물업체인 노스크 히드로도 본업인 알루미늄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그 동안 추진해 왔던 원유ㆍ가스 사업으로의 다각화를 보류하기로 했다. 이런 경향은 사업을 지나치게 다각화하다 보니 본업에서 멀어져 경영 효율성이 떨어지고 수익률도 높지 않았다는 자기 반성에서 비롯되고 있다. 원자재 사업 자체가 워낙 대형화되다 보니 전후방 연관 사업을 모두 경영하는 것은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보다 중요한 이유는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이 연일 강세를 보이면서 광물 제조업 분야의 수익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WSJ는 세계적인 광물업체들의 이런 경향은 곧바로 수그러 들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수개월내 일부 원자재 가격은 다시 하향세로 반전할 수 있지만 중국, 인도 및 신흥경제국들의 원자재 수요가 워낙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발 신용위기가 재발하면서 고수익을 누리는 투자자들이 원자재 시장에 모여들고 있는 것도 원자재 가격 강세를 예상케 하고 있다. 부르킹스연구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버트 W. 크란델은 "광물업도 산업 초기 단계에서는 전후방 사업을 모두 갖겠다는 강한 유혹이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WSJ는 거대 광물기업들이 자기 분야로 되돌아 감에 따라 그동안 다각화 대상이 되었던 유관분야에서 중소 업체들이 새로 등장해 경쟁이 확산됨으로써 수요자들의 이익이 향상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국제 금가는 지난 8월 미국내 신용 위기 발생이후 이달 들어 30년만에 최고 수준인 온스당 77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구리 가격 역시 이달 초 톤당 8,200달러선을 넘어 서며 강세를 보이고, 알루미늄 가격도 톤당 2,500달러선을 회복하면서 최근의 약세에서 벗어나 상승세로 반전하고 있다.